'또래 살인' 정유정, 1심서 무기징역…재판부 "반성문 진정성에 의문"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이 24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살인·사체손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유정의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위치추적장치 30년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불우한 가정환경, 우울증 등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지만 살인을 결심한 뒤 며칠에 걸쳐 범행 대상을 신중하게 물색하는 등 이 사건은 계획적이고 치밀한 준비에 따른 실행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많은 반성문을 냈지만 과연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반성문에 죄를 뉘우치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죄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지만 체포된 후 법정에 이르기까지 보인 모습은 마치 미리 대비해둔 것처럼 작위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정유정은 지난 7월 재판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총 21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판결을 보면 반성문이 재판에는 받아들여 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피해자에 대해서는 "친절한 성격이었고 이제 막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피고인과 원한을 산 적도 없었는데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왜곡된 욕구 탓에 극도로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됐다"며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억울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정유정에 대해 "교화의 가능성이 없어 사회에서 영원한 격리가 필요하다. 무기징역은 가석방이 가능하니 사형을 내려달라"라고 요청했다.

정유정은 과외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여성 A 씨에게 접근한 뒤 학생인 것처럼 가장해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40분께 A 씨 집에 들어가 흉기로 A 씨를 수 차례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은 이날 법정에서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