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코로나 기간 동안 유행 안 하다, 전보다 강하고 많이 유행"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 착용, 외출 삼가야"
◆…25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한 어린이 병원 2층 모습 [사진=로이터통신]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즈마균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 대규모로 확산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상황 파악에 나서는 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확진자 규모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마이코플라즈마가 우리나라 내에서도 지금 입원 감시 체계에서 보면 두 배 정도 늘어난 상황"이라며 "서서히 지금 확진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질병청은 지난 17일 최근 4주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증 입원환자가 약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소아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라는 세균에 의한 폐렴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2, 3년에 한 번 정도씩 심하게 유행을 하는 폐렴이었다"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마스크 착용 등 때문에 유행을 안 했었다. 전반적으로 예전보다 훨씬 더 강하고 많이 유행을 하는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소아 폐렴이 급증하는 이유가 '코로나 여파' 때문이라며 "2, 3년에 한 번씩 크게 유행을 하기는 하는데 더 심하게 유행을 하는 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많은 아이들이 감염도 안 됐고, 그 사이에 3년 정도 동안 신생아들이 계속 태어났다. 이런 아이들은 아예 이 세균에 노출된 적이 없으니까 감염이 될 만한 아이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전파됐을 가능성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항생제 내성 패턴과 우리나라에서 이런 인플루엔자든 마이코플라즈마든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중국에서 유입된 사례들, 중국이 먼저 유행하고 국내로 유입돼 확산한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소아 폐렴 증상은 "보통 세균에 감염되더라도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심하게 감염되면 폐렴이 동반되고 전신 근육통이 나타난다"며 "폐렴이 아주 심한 경우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해야 되는 아이들도 간혹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또 항생제로 치료를 해야 하지만 기존에 많이 쓰던 '마크로라이드'라는 항생제에 내성을 띤 세균이 유행해서 치료가 어렵고 까다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아에서는 사용을 잘 안 하는 퀴놀론계 항생제를 어쩔 수 없이 중증 환자에서는 써야 되는 상황들이 발생한다"며 "보통 성인에서는 일반적으로 쓰지만 아이들한테 썼을 때 연골 등에 침착된다든지 이상반응 때문에 18세 미만에서는 되게 주의해서 쓰라는 항생제"라고 설명했다.
소아 폐렴 환자 급증시 병원 수용 문제에 대해 "외래 자체는 이미 붐비기 시작을 했고 더 걱정은 마이코플라즈마 같은 경우는 폐렴이 심하게 오는 경우는 입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대부분의 종합병원의 소아과에서 전공의들이 없어 입원 환자를 안 받는 병원들도 조금씩 꽤 많이 늘고 있다"고 했다.
또 "대학병원에서도 주중에 며칠은 응급환자를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소아 중환자 치료, 소아 응급환자 진료에 대한 부분들에 있어서 획기적인 지원이 없으면 아이들이 진료를 제때, 응급환자의 진료가 제때 일어나지 못하는 부분들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 때문에 고위험군들은 마스크 착용을 되도록 해야 한다"며 "호흡기 증상이 있으신 분들이 일단은 마스크 착용하든 아니면 외출을 삼가셔서 다른 분에게 전파되는 상황들을 막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