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간호법 이어 취임 이후 세 번째 거부권 행사
野 "행정부 수반이 다반사로 국민의 뜻, 국회 결정 뒤집어"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이종석 신임 헌법재판소장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1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과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 '방송문화진흥회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방송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취임 이후 세 번째 거부권 행사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쟁의행위 범위 확대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과, 이사회 이사를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 등 외부로 확대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의 '방송3법' 개정안을 지난달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윤 대통령의 재가로 정부는 법률안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를 요구하게 됐다. 대통령의 재의 요구 시 국회는 이를 본회의에 상정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하면 법률로 최종 확정된다. 이러한 절차로 의결을 거친 법률안은 대통령이 다시 재의 요구를 할 수 없다.
정부는 이날 오전 임시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하고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문제점들을 감안하면 이번 개정안들이 과연 모든 근로자를 위한 것인지,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간 정부는 여러 차례 개정안의 부작용·문제점을 설명했으나 충분한 논의 없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임시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한 거부권을 의결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재가한 데 대해 헌정질서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 100여 명은 이날 오후 본회의 전 국회 로텐더홀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 남발 규탄 및 민생법안 처리 촉구대회'를 열었다.
이재명 대표는 "방송3법, 그리고 노조법 개정은 우리 국민들 압도적 다수가 동의하는 법안"이라며 "국회는 국민의 뜻을 상시적으로 대변하는 헌법기관인데 행정부 수반이 다반사로 국민의 뜻을, 그리고 국회의 결정을 뒤집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거부권 남발로 국민의 인권과 노동자의 정당하게 일할 권리 그리고 공정한 언론의 자유를 훼손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방송법은 언론 자유와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 노조법은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 교섭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