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끔찍할 정도…통제하기 어려운 아이들에 마약 투여"
성적·심리적 고문 받아…"아이들에 잔인한 영상 보여줘"
대부분 자살 충동 등 PTSD 심각…"이스라엘 인구 5%도 PTSD 위험군"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인들이하마스에 끌려간 인질들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 이칠로프 병원의 레나 에이탄 정신과 과장은 귀국한 인질 일부가 신경안정제인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을 포함해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약물을 투여받았다고 밝혔다.
에이탄 과장은 "돌아온 인질들이 겪은 신체적, 성적, 정신적, 심리적 학대가 정말 끔찍하다. 교과서를 다시 써야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마스가) 통제하기 어려운 어린아이들, 청소년에게 마약을 투여했다"라며 "그들은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조용해지리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녀 중 한 명은 몇 주 동안 케타민을 투여받았다"며 "아이에게 이렇게 한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케타민은 전신 마취제로 분류되며 약물 의존성과 남용의 위험이 있어 향정신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환각, 혼란, 경련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에이탄 과장은 인질 중 일부가 하마스로부터 심리적 고문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한 인질은 그의 아내가 실제로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마스로부터 거짓 사망 통보를 들었으며 아이들은 가족들과 떨어져 잔인한 영상을 시청해야 했다. 또 다른 인질은 4일간 완전한 어둠 속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질들은 귀국한 후에도 환각 등 정신 이상을 겪고 있다. 에이탄 과장은 일부 인질 사이에서 자해에 대한 보고가 있었으며 일부 귀국자들은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에이탄 과장은 납치된 인질뿐 아니라 이스라엘 국민 또한 이번 사태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스라엘 인구의 5%에 달하는 약 40만 명이 PTSD 위험군일 정도로 이번 사태에 따른 국가적 정신 건강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정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1,200명이 사망하고 240명이 인질로 끌려갔다. 지난 1일 종료된 7일간의 휴전에서는 이스라엘인 80명을 포함한 인질 105명이 풀려났다. AFP는 적어도 137명의 인질이 여전히 하마스에 감금돼 있다고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