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식 후보자 '차남 증여성 대출' 세테크 공방…"세테크 민첩" "전혀 아냐"

정형식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차남에게 연 0.6%의 이자를 책정해 금전대출을 해준 사실과 관련해 여야가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세테크"라고 한 반면, 국민의힘은 "범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정형식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지난 2021년 차남에게 1억7000만원을 대여해주고 세법상 적정 이자율 연 4.6%보다 낮은 이자율인 연 0.6%의 이자를 받은 것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후보자와 차남 간의 금전대출 1억7천만원, 연 0.6%의 초저금리, 이 부분에 대해서 세법상 전혀 문제가 없다 대답하셨다. 지금도 그 입장인가"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법률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1억7천만원 중 상환된 4천만원을 뺀 1억3천만원에 대해서만 보면, 지금 차남에게 이자 매달 6만5천원씩 받고 계시지만, 부부가 연소득 합산시 7천만원 이하일 때 받을 수 있는 정책금융인 디딤돌대출 받을 경우엔 월 29만2500원씩의 이자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차남은 결혼 전 연봉이 8천만원을 넘어 당연히 디딤돌대출 못 받는다. 시중은행 금리 기준으로 보면 월 50만원의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법은 아니다, 세법상 문제없다, 담담하게 얘기하시는 모습 보면서 국민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나. 상대적 박탈감, 증여 관련 오해 논란, 이런 부분들에 대한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가 고위 법률가가 디테일한 세테크에는 민첩한데, 국민적 상식·사회적 정의·국민적 눈높이에는 둔감한 모습이 국민이 원하는 이 시대 헌법재판관인가"라고 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자식에 돈을 빌려주면서 이자를 받는 부모가 있겠는가"라며 "그러나 그때 당시 이자를 받은 것은 명확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부모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는 환경에 처하지 않은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에 젖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그 부분은 제가 헤아리지 못했다"고 답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부모와 자식 간의 거래인데 거기에 이자율 어떻게 정하라는 건가. 사회적 박탈감을 느낀 사람에게 다 맞추라는 것인가"라며 "차용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자를 붙인 것이고 세테크는 전혀 아니다"고 했다.
  
또 여야는 김건희 특검법과 탄핵 소추안 등을 놓고 날선 질문을 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표결될 예정"이라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다 예측 보도가 많다. 대통령이 부인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를 하는 법안에 거부권 행사시 소위 회피 법리에 충돌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특검법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의 지위에서 하는 것이지, 개인의 지위에서 하는 건 아니라 생각한다"며 "적절하게 정책적 판단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 본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과 관련해 제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잇따른 탄핵소추안 제출과 관련해 "민주당이 의석수를 내세워서 탄핵소추권을 남발하고 있다.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할 때라는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탄핵으로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할 때에만 국한해서 탄핵소추안 의결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또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해도 된다 이런 의미는 아니지 않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고위공직자가 헌법의 가치에 어긋나는,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를 했을 때 당연히 국회의 권한으로 탄핵 소추를 할 수 있다"며 "제가 그것을 남발이다, 아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의원이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서면 답변 때문에 논란이 있다"며 "이렇게 답변하시면 국회에서 의석수 믿고 함부로 그냥 추진해도 된다라는 뜻으로 민주당은 더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에 계속 질의를 드리는 것"이라고 하자, 정 후보자는 "취지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