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현직 당 대표들의 회동, 이해할 수 없는 행보"
"김기현 당 대표직 사퇴 결심에 큰 흠결…'제주도 푸른 밤' 떠올라"
이준석 "당대표 그만두면 울산 출마하게 놔두지 않을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당대표직을 사퇴한 김기현 전 대표를 향해 자신이 주도한 이준석 전 대표 제명 징계 서명 운동을 마무리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또 사퇴 직전 이준석 전 대표와의 회동을 두고 "당 대표직 사퇴 결심에 큰 흠결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유리상자의 '제주도 푸른 밤' 노래가 떠오른다'는 제하의 게시글을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혁신위의 요구에 따라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대표의 결심이 이어졌다"며 운을 뗐다. 이어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김기현 전 대표께서 혁신위의 많은 요구들 중에 유일하게 '이 전 대표 대사면' 건만 수용했고, 제가 당원 서명 운동을 통해 요청한 이 전 대표 제명건은 끝내 처리하지 않고 사퇴하셨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어제는 사퇴 직전 전·현직 당 대표들의 회동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보가 있었다"며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당사자만 알 수 있겠지만, 김 대표의 당 대표직 사퇴 결심에 큰 흠결을 남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소식을 접하며 유리상자의 '제주도 푸른 밤' 노래가 떠올랐다"며 "저는 제 위치에서 내년 총선 승리와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정부가 성공해야 국민과 국가가 성공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지난 10월 16일 이 전 대표가 강서구 지원 유세 도중 불거졌던 자신의 '욕설 논란'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뜨렸고, 이후 민주당이 관련 비판 성명을 내 "강서구청장 선거 때 이준석이 우리 당에 저지른 가짜뉴스 사건은 선거 방해 공작"이라고 비난하며, 국민 서명 운동과 함께 당 윤리위원회에 제명 징계를 요청한 바 있다.
앞서 김기현 전 대표는 전날 당대표직 사퇴 선언 전 이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했다. 장제원 의원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자신의 거취 관련 장고에 들어갔던 김 대표가 이 전 대표를 비공개로 만난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유튜브 채널 '스팩스'에서 김 대표와 회동 사실을 공개하면서 "내 거취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만난 건데, 김 대표 거취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조금은 여유를 가지라", "차분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14일 MBC라디오에서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와 관련해 "대통령이 15일에 (네덜란드 순방에서) 돌아오신다는데 당연히 독대도 하셔야 하는 거 아니냐 말씀드렸고 다 듣고 계셨는데, 갑자기 선택할 수밖에 없는 어떤 이유가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독대하고 상의 드리고 여당 대표 거취를 선택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는데, (독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제 경험만 바탕으로 봤을 때도 대통령이 아마 그런 것도 하지 않으려고 하지 않았던 거 아니냐"라고 추정했다.
대표직 사퇴 선언에 총선 불출마 언급이 없던 것과 관련해선 "김기현 대표 입장에서는 '그래, 내가 불출마를 하면 당대표를 유지하냐, 아니면 또 나중에 때릴 것"이라며 "반대로 당대표를 그만두면 울산 출마하게 놔두냐. 아니다. 나중에 또 쫓아가서 때릴 것이다. 사실은 선택처럼 보이지만 선택이 아닌 걸 던져준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