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살레흐 알아우리 하마스 부국장 <사진 로이터>
이스라엘군(IDF)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에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시설에 드론 공격을 가해 최소 6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보안 소식통을 인용, 이날 공격으로 하마스 정치국의 이인자이자 하마스 전체 서열 3위로 평가받는 살레흐 알아루리 부국장이 사망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가자지구를 넘어 친(親)이란 성향의 중동 주변국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마스 고위 지도자 이자트 알리시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에서 우리의 용감한 저항은 절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 의지를 다졌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임시 총리도 "이스라엘의 새로운 범죄"라며 "레바논을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수석 고문인 마크 레게브는 미국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하지만 하마스 지도부를 상대로 외과수술식 정밀 타격을 가한 사람이 누구든 이번 공격이 레바논 국가에 대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아루리는 하마스 군사 조직을 창설한 초기 멤버 중 한 명으로, 팔레스타인 주민이 거주하는 이스라엘의 서안 지역에서 지도자로 활동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전쟁 발발 이전부터 알아루리를 사살하겠다고 공언해왔다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도 지난해 8월 알아루리가 "나는 순교(죽음)를 기다리고 있는데 너무 오래 산 것 같다"고 말했다며 하마스 지도자를 제거하겠다는 이스라엘의 위협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알아루리의 피격 소식이 알려진 후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 시내에서는 이스라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그들은 '복수'를 외치며 알아루리의 살해를 규탄했다.
교민사회에 따르면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은 "동예루살렘과 서안 내에서 항의 집회 혹은 보복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당분간 매우 높다"며 교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레바논에서는 이란이 지원하는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하마스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전쟁에 개입한 헤즈볼라와 무력 대치해왔다.
그러나 그동안의 공격은 주로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 시설이었으며, 수도 베이루트 인근을 공격한 것은 개전 이후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