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 '쌍특검' 거부에 "가족 비리 방탄 위해 거부권 남용"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이른바 '쌍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가족 비리 방탄을 위해 거부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결국 본인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국민과의 대결을 선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가 어제 오후 정부로 법안을 이송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마치 무슨 군사작전 펼치듯이 국무위원들을 동원해서 특검에 대한 거부권을 의결했다"며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을 위한 방탄국무회의를 전격적으로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대 어느 대통령도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특검 검찰 수사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며 "국민을 버리고 가족을 선택했다. 대통령 스스로 무너뜨린 공정과 상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가족 비리 방탄을 위해 거부권을 남용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국민의 70%가 거부권 행사를 반대하고 있는데, 국민의 뜻은 늘 옳다던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대통령이 본인과 가족이 관련된 범죄 의혹에 대해 특검을 거부한 것은 불공정과 몰상식, 내로남불의 상징"이라고 맹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가족의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거부권을 남용하는 대통령은 법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며 "국민은 김건희 특검법과 50억 클럽 특검법을 거부한 대통령을 단호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본인이 연루되어 있는 특검을 국무회의에서 거부 의결을 했다. 이것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라며 "김건희 여사가 연루되어 있는 주가조작 범죄의 거부권 행사, 이것도 직권남용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다. 대통령은 그것을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특검을 악법이라고 이야기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꼭두각시인가"라며 "국민 70%를 그렇게 짓밟고 가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이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온갖 국무위원들 정말 자격 없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임시 국무회의 의결 이후 곧바로 '쌍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해당 법안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8일 만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정부는 쌍특검법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결을 요구하게 된다.

대통령실은 쌍특검법에 대해 "총선용 여론 조작을 위해 만들어진 악법(惡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국민을 위해 시급한 법안 처리는 미루면서 민생과 무관한 두 가지 특검법안을 여야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비서실장은 "이번 특검법안들은 총선용 여론 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많은 문제점이 있다"라며 "만약 이런 입법이 잘못된 선례로 남는다면, 인권과 헌법 가치는 다수당의 전횡에 의해 언제든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런 헌법상 의무에 따라 윤 대통령은 국회에 총선용 악법에 대한 재의를 요구했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 4당은 5일 윤 대통령의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규탄 대회를 열었다.

야 4당은 "윤석열 정권의 김건희 방탄 국민이 거부한다" "내로남불 윤석열 정권 국민이 심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국회 '재의 표결'에서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