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와 이집트 경계지역인 '필라델피 회랑' 주목
이, 필라델피 회랑 지대 땅굴 이용해 무기 반입 주장
이집트, 평화 조약 위반이자 주권에 대한 침해 반발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의 난민 텐트 캠프 사진=로이터통신
이스라엘이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의 남쪽 국경을 통제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쪽 라파 국경지역에서 군사작전을 개시할 계획에 대해 이집트 측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군사작전에 대한 최종 승인을 아직 내리지 않았으며 작전 시기는 중재 역할에 집중하고 있는 이집트 정부와의 협상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군 장비와 살상 무기들이 남쪽 국경의 뚫린 곳을 통해 계속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폐쇄해야 한다"며 "우리는 하마스를 파괴하고, 가자지구를 비무장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곳을 막을 때까지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방법은 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에 있는 '필라델피 회랑' 문제에 대해 협상을 벌인 바 있다. 이집트가 통제하고 있는 필라델피 통로는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을 따라 약 14㎞ 길이의 안보상의 완충지대로 1979년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협정에 따라 설정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필라델피 회랑 지대의 땅굴을 이용해 각종 무기류를 반입하고 있다고 보고 필라델피 회랑 통로에 센서를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이집트에 요청했으나 이집트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를 가로지르는 라파 국경 옆에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전문가들은 이집트와 가자지구의 국경을 가로지르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인도주의적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탈출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국경에 인접한 라파 지역으로 대피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에서 팔레스타인 문제 담당 국장을 지낸 마이클 밀슈타인은 "필라델피 회랑이 허용될 가능성은 없다"며 "라파지역은 이스라엘군이 작전을 펼쳤던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 지역보다 매우 복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집트는 1979년에 체결한 양국 간 평화 조약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이집트 국회의원 무스타파 바크리는 필라델피아 회랑을 통제하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두고 이집트 주권에 대한 침해라고 비난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작전 계획을 이집트와 조율하겠다며 이집트를 달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 궤멸에 나선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라파 국경지대에 주목해왔다. 이집트는 군과 정보기관이 국경 지역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무장해제를 위해 '필라델피 통로'는 이스라엘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파 국경에 이스라엘군이 주둔하게 될 경우 과거 팔레스타인 봉기와 무장 반란이 또다시 반복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