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당국, 반대 의견 탄압 수단으로 '군 복무' 사용" 주장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추모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남성들이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입영통지서를 받았다고 러시아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사진은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에서 열린 나발니 추모식 <사진 로이터>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는 러시아 경찰이 나발니 추모 시위에 참여한 수백 명의 사람들을 체포한 가운데 러시아 당국이 이중 일부에게 입영통지서를 발부했다고 전했다.
텔레그램 뉴스 채널 '로톤다'에 따르면 시위 참가자 6명이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찰 구치소에서 풀려난 후 통지서를 받았다. 매체는 "소환장에는 체포된 사람들이 정보를 확인하고 군 복무 등록을 위해 며칠 이내에 입대 사무실에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라고 전했다.
독립언론 루스뉴스는 시위로 인해 체포된 후 풀려난 한 남성의 말을 인용해 "입영통지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그들은 우리의 손가락을 부러뜨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반대 의견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군 복무를 위협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나발니는 47세의 나이로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사망했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사인을 조사 중이라며 사망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등 반정부 운동가로 활동한 나발니는 2020년 독일로 향하던 기내에서 독극물 테러를 당했으며 당시 나발니를 치료한 의료진과 독일 측은 그가 러시아가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초크'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나발니는 "조국으로 돌아가겠다"며 러시아로 귀환한 뒤 체포됐으며 사기와 법원 모독죄로 수감됐다. 독립 매체 노바야 가제타에 따르면 그는 1,120일을 감옥에서 보냈으며 이 중 300일 이상을 독방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의 사망 소식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나 러시아 당국은 이에 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