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과 밀가루 약 200톤 가량의 구호품 실어
NGO '월드센트럴키친'과 '오픈 암스' 주도
이스라엘 당국, NGO 구호품 전달 계획 승인
◆…키프로스 라르나카 항구에 정박해 있는 구호단체 오픈암스의 구호선박. 사진=로이터통신
국제사회가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는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 구호단체가 해상을 통해 식품 200t을 보낼 준비를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르몽드·AP통신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스페인의 구호단체 '오픈 암스' 소속 구호선박이 이날 가자지구에서 북서쪽으로 약 340km 떨어져있는 키프러스의 라르나카항에 정박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주의적 재앙에 대응하기 위해 EU가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의 국가들과 함께 해상을 통한 통로를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구호는 유명 셰프인 안드레스가 설립한 비영리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과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가 주도하며 대부분 UAE가 자금을 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WCK는 가자지구 전역에 60개의 '푸드 키친'을 운영하며 구호품을 배분하고 있다.
오픈 암스를 설립한 오스카 캠프스는 AP통신에 "구호선박은 10일에 출항해 2~3일 내 부두를 건설 중인 가자 해안에 도착할 것"이라며 "300만 유로의 민간 기부금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호선박은 약 200톤 가량의 쌀과 밀가루를 실은 바지선을 가자지역 해안 가까이 예인한 후 마지막에는 폰툰보트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다만 오스카 캠프스는 선박이 정박하는 장소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르몽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로 주민들이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하자 이를 해결하려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당국도 스페인 NGO 계획을 승인했다. 리오르 하이아트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 규정에 따라 구호선박 적재물 점검을 거친 후 가자 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이 육로를 통한 구호품 전달을 통제하자 미국과 아랍국들은 지난 8일 '공중 투하'(에어드롭) 방식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 식량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지원물자에 맞아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에 EU는 미국과 영국, 아랍에미리트(UAE)는 공동성명을 내고 키프러스를 통해 해상으로 가자지구에 식량 등을 지원하겠다고 공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