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이 국회 보이콧? 처음 보는 일”

장성철 “국회 계속 보이콧하면 대통령 통치 못해”

장윤선 “용산 하명부대가 국회의원? 역할을 해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 의원들이 여당 의원들 불참 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자, 국민의힘은 '상임위 보이콧(전면거부)'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2대 국회가 개원 직후 파행을 겪는 상황을 두고 정치평론가들은 집권여당이 국회를 보이콧하는 건 처음 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10일 오후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국회 상임위 선출과 관련한 여·야 극한 대립에 대해 "양쪽 입장이 강경하다. 국민의힘은 '법사위랑 운영위는 내놔' 이런 거고 민주당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권 의원들만 모여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국민의힘은 (나머지) 7개도 안 가져간다고 할 것인가"라며 "내 판단에 18개 다 가져가라고 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의 수이기 때문에 나중에 7개라도 지키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밤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여당 불참 속 선출했다.

장 소장은 계속해서 집권여당이 '국회 보이콧'에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국회 보이콧은 저도 처음 보는 일"이라며 "상임위를 열고 안 열고 차원을 떠나서 국회를 계속 보이콧하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못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당이 참석하지 않고 예결위를 열면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예산을 다 삭감할 수 있지 않나"라며 "국민의힘이 비판하는 의회 독재 프레임에 대해서 윤 대통령이 행정 독재 등 관련 비판을 더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썩 먹혀들어 가는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장윤선 정치전문 기자는 이날 인터뷰에서 여당의 현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어딘가로부터 전화가 오지 않으면 결정을 잘 못 한다는 얘기가 전해진다"며 "용산 입장과 다른 스탠스를 취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국회 보이콧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여당이고 국회의원이지 정부 일원이 아니지 않나"라며 "행정부 측에서 일하는 분들이 아니라 대의민주주의에서 국회로 온 사람들이라면 여당으로서 자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산 하청부대처럼 미션이 오면 본분을 망각하고 역할을 한다면 그분들을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지금 상황에서 국회 보이콧을 하면 불리하다. 민주당에서는 정보위를 제외한 17개 상임위를 1년이라도 모두 해버리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는 지난 10일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 등 범야권 의원들이 법제사법위원장·운영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선출된 11명의 상임위원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인데, 야당이 국회의장·법사위원장·운영위원장을 모두 가져간 사례는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 외부에서 진행된 규탄대회에서 "오늘 민주당도 죽었고 국회도 죽었다. 민주당도 국회도 이재명 1인 독재 체제로 전락했다"며 "중재와 협의를 이끌어내야 할 국회의장이 민주당 의원총회 대변인으로 전락했다"고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앞서 여·야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선출 후 처음으로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을 2차례 진행했지만 핵심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