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과학, 기술 등 업무협약(MOU) 체결
美 "침략 전쟁 선전할 발판 제공해선 안 돼
강대국 간의 균형외교로 공급망 입지 다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 대통령궁에서 열린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 주최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베트남 권력 서열 1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총서기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다섯 번째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과 이날 회담을 하고 양국의 적대국과는 동맹을 맺지 않기로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과 럼 주석의 이번 합의에 따라 베트남은 미국 등 서방이 주도하는 러시아 포위망에 앞으로도 가담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회담 이후 양국 대표단은 석유·가스 탐사, 교육, 과학, 기술, 의료 등 분야의 11개 합의서와 업무협약(MOU)에 서명했다.
베트남은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외교 정책을 표방한다. 지난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할 때도 베트남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 바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트남이 강대국 간의 균형외교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정부는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베트남이 독립, 자립, 다변화, 다자주의 정신으로 외교 정책을 적극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견제를 위해 베트남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온 미국은 베트남의 행보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앞서 주베트남 미국대사관은 "어떤 나라도 푸틴에게 침략 전쟁을 선전할 발판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잔학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을 허용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알렉산더 부빙 미국 하와이 아시아·태평양 안보센터 교수는 블룸버그에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베트남의 주권을 위협하는 요소다. 러시아는 베트남을 지원함으로써 중국의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며 "러시아 국영기업들은 수년 동안 남중국해에서 베트남의 주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최전선에 있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