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례 기자간담회서 우리금융 사태에 대한 질문에 원론적 답변 내놔
이복현 금감원장과는 결 다른 표현 썼지만, 강경한 입장엔 변함 없어
보험사 패키지 인수에도 '법령이 정산 절차와 요건' 등 원론적 입장 내놔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출입기자단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현 우리금융 경영진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깊은 책임감을 느낄 것"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2일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들과의 월례 간담회에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에 대한 부정대출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첫 월례간담회에서 우리금융 사태 관련 질문이 집중되자 "횡령과 부정대출 등의 이슈가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에서 반복되는 데 대해서는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저하되는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며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금융 최고경영진 거취 문제는)그룹 이사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이어 우리금융을 향해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금융당국의 '관치금융' 비판을 의식한 조심스런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원장은 연이어 우리금융을 겨냥해 '현 경영진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실상 우리금융 회장과 은행장 등 최고경영진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 원장은 또한 "현 경영진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은 이사회와 주주들의 몫이지 금융감독원의 몫이 아니다"라면서도 "발본색원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혹은 조직개혁의 의지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고도 직격했다.
최근 임원회의에서도 우리은행 부당대출 사건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면서 "유사한 행태를 보이는 금융회사에 대해 시장에서 발을 못 붙일 정도로 강한 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등 엄정한 잣대로 감독업무에 임해 달라"고 부서장들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영진도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현재 금감원의 검사가 진행 중이고, 정기검사도 곧 시작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엄정한 검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진행 상황을 같이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사안의 심각성은 공감하지만 우리금융 경영진에 대한 선제적으로 책임 추궁보다는 법과 원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한편 우리금융의 보험사(동양생명·ABL생명) 인수에 대한 인가 문제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사태가 우리금융의 보험사 패키지 인수에 영향을 줄 수 있냐는 질문에 "우리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를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인가를 신청한다면 법령이 정한 절차와 요건이 있다"며 "금감원에서 1차적으로 심사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금융위에서 최종 심사를 받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원칙대로 진행될 것이고,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어조는 부드러웠지만 금감원의 1차 심사 결과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앞서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와 관련해 "당국과 소통이 없었다"며 "자본적정성 측면의 문제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