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용 머그컵 5개 가져간 직원 재산손실 이유로 해고...법원 "부당 해고"

재산손실·업무수행 지장 이유로 직원 해고

법원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 남용"

고객 사은품 용도의 머그컵 세트를 무단반출한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한 회사의 처분이 과도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자동차 딜러사인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사는 직원 B씨가 2022년 12월과 2023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고객사은품인 머그잔 세트 5개와 달력 5개를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고 무단으로 반출한 사실을 적발했다. A사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B씨가 허락없이 회사 물품을 무단반출해 회사의 재산손실 및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사유를 들어 지난해 해고를 통보했다.

B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 신청을 냈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받아들여졌다. A사는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재판부는 "머그컵 세트 무단반출 부분은 정당한 징계 사유로 인정되지만 사회 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B씨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머그컵이 개당 2만원으로 고가의 제품이 아닌데다 B씨가 반출한 5개 중 2개를 고객들에게 증정했고 나머지 3개는 증정용으로 가지고 있다가 회사에 반납했기 때문에 불법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사가 B씨를 해고를 한 것은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