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방치된 백골 상태 아들 시신 지난해 발견
법원 "쓰레기 쌓인 집안서 시신 방치될 개연성 있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4단독 장병준 부장판사는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70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5월 부산 동구에 있는 A씨의 집을 방문한 지인은 A씨의 자택에서 백골 상태인 30대 아들의 시신을 발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아들의 사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2019년 4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검찰은 아들이 숨진 것을 발견하고도 관공서에 신고하거나 장례를 치르지 않은 채 4년 넘게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아들의 시신이 부패해 백골이 되는 동안 악취를 느끼지 못했다는 A씨의 증언을 의심했다. 또 아들의 시신이 발견된 뒤에도 A씨가 시신을 인도받지 않아 무연고 장례로 치러진 점도 수상한 정황으로 여겼다.
A씨는 아들이 성인이 된 이후 자주 연락하지 않았으며 연락이 두절되자 실종신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지인과 동생 역시 A씨의 집에 쓰레기가 쌓여 있어서 방문했을 당시 시신이 썩는 냄새 등을 맡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재개발지역에 위치한 A씨의 집에는 폐기물, 쓰레기 등이 어지럽게 늘어져 있어 악취가 심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지난해 5월 제삼자에 의해 아들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에 A씨가 미리 발견해 유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A씨의 집은 폐기물과 쓰레기 등이 어지럽게 늘어져 있어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고 아들의 시신이 발견된 작은 방도 마찬가지 상태여서 아들의 시신이 바로 발견되지 않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아들의 사인이 명확하지 않으나 타살의 흔적이 없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 아버지인 A씨의 입장에서 아들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방치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