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한 납세자의 불복청구가 연이어 기각결정을 받은 가운데 종부세 시행 이후 처음으로 납세자가 승소한 심판청구 결정이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국세심판원은 "지난 2005년 종부세 신고·납부기한 내에 임대주택 합산배제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한 A씨에게 국세청이 합산배제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과세한 것은 잘못된 처분"이라며 과세취소 결정을 내렸다.
심판원에 따르면 부동산 임대업자 A씨는 종부세 신고·납부기한이던 2005년 12월 13일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지만, 신고기한인 12월 15일까지 종부세를 신고하지 못하고 2006년 1월 25일 뒤늦게 종부세 신고서와 임대주택 합산배제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국세청에서는 임대사업자가 임대주택을 과세표준 합산대상에서 제외하려면 '종부세 신고기한 내에 임대주택 합산배제 신청을 해야 한다'는 법규정에 따라 A씨의 임대주택을 과세대상에 합산, 447만원의 종부세와 농특세를 부과·고지했다.
A씨는 이에 "지난 2006년 1월 25일에 종합부동산세 신고서와 함께 임대주택 합산배제신청서를 제출해 종부세를 납부했음에도 불구, 신고기한 내에 임대주택 합산배제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임대주택에 종부세를 과세한 것은 부당하다"며 불복을 제기했다.
즉 세법상 종부세 신고기한이 지난 후에 임대주택 합산배제신청서를 제출한 것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납세자와 국세청간 공방이 벌어진 것.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현행 종부세법 시행령에는 과세표준 합산배제 규정을 적용 받으려면 관할 세무서장에게 합산배제를 신청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A씨의 임대주택 과세표준 합산배제신청은 합산배제의 필수적 요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현행 세법에 '감면신청을 한 경우에 한해 감면을 적용한다'고 돼 있으면 감면신청이 필수 요건으로 인정되지만, '감면을 받으려면 감면신청을 해야 한다'고만 나와 있으면 그것이 납세자의 협력의무에 불과한 것으로 해석한다는 것이 심판원의 설명이다.
심판원은 이어 "합산배제신청을 종부세 신고기한 내에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른 합산배제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A씨의 임대주택은 종부세 과세표준 합산배제대상으로 판단된다"며 "국세청이 A씨의 임대주택에 종부세를 합산과세한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이와 함께 A씨와 유사한 쟁점의 심판청구를 제기한 부동산 임대사업자 B씨의 경우도 '인용' 결정을 내렸다. B씨 역시 종부세 신고기한 내에 임대주택 합산배제신청을 하지 않아 국세청으로부터 합산 과세처분을 받았으나, 심판청구 결과 국세청의 '잘못'이 밝혀짐에 따라 구제 받게 됐다.
이와 관련해 심판원 관계자는 "그동안 대법원 판례와 소득·법인세 등 다른 국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많이 나왔지만 감면규정을 해석할 때는 모두 같은 해석을 하고 있다"며 "법에 '신청해야 한다'로 나와있으므로 납세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감면요건을 충족하면 '당연감면'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