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31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수색영장 발부
공수처, 조만간 체포영장 집행 전망…통상 발부일로부터 7일 내 집행
경호처와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제기…추가 소환통보 전망도
◆…윤석열 대통령이 본인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가진 대국민 담화 중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우두머리(수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윤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대통령 관저에 대한 수색영장도 발부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8일, 25일, 사실상 최후통첩이었던 29일까지 3차례에 걸쳐 출석 요구를 했지만 윤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전날(30일) 오전 0시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형사소송법은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며,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 검사가 관할 지방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법원은 그간 윤 대통령이 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이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거듭된 출석 요구에도 불응한 점에서 조사를 위해 강제 신병 확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뿐만 아니라 검찰까지 나서 중복수사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 신분인 윤 대통령의 신변 안전이나 경호 문제 등에 대한 협의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소환이 이뤄졌으므로 출석 요구에 응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공수처가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으므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은 불법이라는 윤 대통령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수처의 윤 대통령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수사는 적법하고, 이와 관련성 있는 내란죄 수사도 가능하다는 법원의 일차적 판단이 나옴에 따라 수사 적법성 논란이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며 '수사의 위법성'을 주장하는 반면, 공수처는 공수처법에 근거해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된 내란 혐의를 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가 공수처 수사 대상인 직권남용 혐의의 '관련 범죄'에 해당해 수사 권한이 있다고 본 것이다.
법원은 공수처의 이러한 판단에 위법이 없다고 보고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인정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공수처는 이르면 이날 경찰과 인력 동원 등을 협의한 후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체포영장은 발부일로부터 7일 내 집행돼야 한다.
윤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를 받는 만큼 집행 과정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경호처 보호를 받고 있어 당장 체포를 시도하기보다 추가 소환통보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