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경호처 본연 임무 헷갈려”···천하람 “신변 경호에서 심기 경호로”
김성훈 “친구들에게 생일 축하 안 해주나···동료 생일에도 그렇게 해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시민들과 인사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6일 SBS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는 지난 2023년 12월18일 대통령실 강당에서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그런데 행사 도중 "84만 5280분 귀한 시간들 취임 후 쉼 없이 달린 수많은 날" 등의 가사가 담긴 노래 한 곡이 재생됐다.
가사 속 등장한 '84만 5280분'은 일수로 계산하면 587일로, 행사 당일에서 해당 시간만큼 거슬러 올라갈 시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인 2022년 5월10일이 된다. 또한 원곡인 유명 뮤지컬 노래가사는 윤 대통령 찬양 내용으로 개사됐다.
행사 당일, 경호처 직원들이 해당 노래를 합창하고 또 '윤석열 3행시 선발대회' 등도 진행했다고 한다.
이러한 보도 내용이 전해지자, 정치권에서는 경호처가 어느 순간 대통령 신변 경호를 넘어서서 심기 경호로 넘어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6일 SBS는 "하늘이 보내주신 대통령··· '윤비어천가' 선물"이라는 제하의 보도를 했다. [사진 = SBS 방송영상 갈무리]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1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해당 사안과 관련 "그 노래를 들으며 경호처를 그대로 놔둬도 될까 심각한 생각이 들었다"며 "대통령경호처의 근본 목적은 대통령의 신변 경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이게 심기 경호로 넘어간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을 대통령이 아무래도 좋아할 것"이라며 "쓴소리를 듣고 여론을 챙겨야 할 대통령 마인드가 흐트러질 수 있을 것 같다. 경호처를 지금처럼 직속 조직으로 두는 게 맞는 걸까"라고 쏘아붙였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방송에서 이른바 '윤비어천가' 관련 보도에 대해 "당황스러웠다. 듣는 순간 경호처 본연 임무가 헷갈렸다"며 "경호처를 폐지하고 경찰로 이관하자는 논의가 충분히 진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해당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로 출석하며 기자들로부터 이른바 '윤비어천가' 기획 이유에 대해서 "친구에게 생일 축하 안 해주나. 책상 옆에 있는 동료가 생일이어도 그렇게 해주지 않나"라며 "업무적인 걸 떠나 사람 살아가는 세상이고 인지상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