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비 173억∼331억원 턱없이 높다"
증권업계가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금융결제 권한을 갖게 됐으나 지급결제망 가입비가 과도하게 높아 결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최근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지급결제망 가입 설명회를 열고 가입비를 추산해 각 증권사에 통보했다.
금융결제원은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은 A그룹, 5천억원 이상~1조원 미만은 B그룹, 5천억원 미만은 C그룹으로 분류한 뒤 A그룹은 연간 273억~331억원, B그룹은 191억~226억원, C그룹은 173억~209억원의 납부금을 산출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증권사들이 지급결제 업무를 취급하기 위해서는 금융결제원망을 이용해야 한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초 대형사 300억원 안팎, 중형사 100억원 수준으로 가입비를 예상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1년 순이익을 가입비로 거의 다 써야할 정도로 턱없이 높게 산출돼 결국 새로운 결제망 가입 장벽이 형성됐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가입비가 예상보다 높다는 건 모든 증권사가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이 정도 비용이면 현실적으로 결제 기능을 수행하기란 불가능하고, 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는 증권협회를 중심으로 가입비를 줄이거나 분할납부가 가능하도록 금융결제원에 요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