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인사청문회가 무산 위기에 몰리면서 감사원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여야는 당초 감사원장 인사청문회를 이달말까지 마무리짓기로 했으나 원구성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면서 법적 시한내 인사청문회 개최가 무산됐다.
특히 감사원장은 인사청문회 이후 국회 임명동의 절차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감사원 입장에서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인사청문회가 무산되면 9월 정기국회까지 꼼짝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지난 5월13일 사퇴한 뒤 4개월 이상 원장이 공석인 상황이 초래되는 만큼 감사원은 국회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김종신 원장 직무대행, 남일호 사무총장은 여야 원내대표단을 접촉하며 "이번 국회에서 감사원장 임명동의 절차를 끝내야 한다"고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국회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황식 감사원장 내정자도 28일 대법관 퇴임식을 가진 뒤 29일부터 감사원 인근 금융감독원 연수원 내 임시사무실에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으나 청문회가 무산될 경우 원장 내정자라는 신분에서 공식적인 업무보고를 받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국민의 정부 초기 5개월간 한승헌 감사원장이 서리 자격으로 직무를 수행한 적이 있었고 그 이후로 감사원장 공백상황이 2개월 이상 지속된 적이 없었다"며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퇴임한 뒤로 벌써 3개월 가까이 지난 만큼 국회가 빨리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특히 인사청문회가 무산되면 당장 하반기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감사원은 원장 임명 이후에 내부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8월 하순부터 본격적인 민생감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수장이 없는 상황에서 하반기 일정이 어그러질 수 밖에 없다는 하소연이다.
게다가 최근 시민단체들이 미 쇠고기 협상 국민감사를 청구하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국민감사 및 공익감사 청구가 잇따르고 있어 이래저래 원장의 빈자리는 커보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접수된 감사청구는 국민감사 25건, 공익감사 77건 등 모두 102건에 이르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원장이 없는 상황에서 조직개편과 인사를 할 수도 없고 하반기 감사업무도 차질이 예상된다"며 "당장 다음달 28일 감사원 개원 60주년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원장도 없이 행사를 치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