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캐피탈 사장 영장…김형진 회장은 석방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세종증권(현 NH증권)이 농협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당시 농협 고위간부 등이 수십억원의 뇌물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세종증권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의 홍모(59) 사장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 사장은 2006년 초 당시 농협 고위간부 등에게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가격도 높게 쳐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십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뇌물을 받은 임원은 농협을 퇴사한 상태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또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던 김형진 세종캐피탈 회장은 이날 오전 석방했다.
검찰은 김 회장이 2005∼2006년 제조업체인 H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포착해 세종캐피탈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김 회장과 홍 사장을 체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세종증권 매각 비리 단서를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증권은 매각 과정에서 주가가 10배 이상 뛰어올라 회사 측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ㆍ관계에 로비했다는 의혹과 함께 기업인 P씨, K씨 등 노무현 정부 실세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이 이전부터 제기됐었다.
검찰은 농협 간부들의 뇌물수수 의혹과 함께 로비 및 부당 시세차익에 대한 수사와 H사 주가조작 의혹 수사 등도 병행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1999년 부도 위기에 몰렸던 동아증권을 인수해 세종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뒤 2006년 1월 농협에 매각했다.
농협은 세종캐피탈이 보유한 세종증권 주식 1천160여만주(46%)를 주당 8천910원씩 총 1천39억원에 사들였는데 당시 농협 회장은 정대근씨였다.
정씨는 서울 양재동의 농협 하나로마트 부지를 파는 과정에서 현대차 그룹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대법원은 작년 11월 정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농협의 임원은 공무원에 해당해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