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는 21일 오후 조세소위를 열고 각종 감세법안에 대한 심사 절차에 착수, 본격적인 `감세전쟁'을 시작했다.
소위가 다뤄야할 법안은 140여건. 정부.여당이 감세정책 차원에서 제출한 종합부동산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상속.증여세법과 민주당이 이에 맞서 발의한 부가가치세법이 대표적인 충돌 법안이다.
이날 첫 회의는 각종 법안에 대한 전문위원의 검토보고를 들으며 내용을 파악하자는 의미로 진행됐지만 앞으로 진행될 심사 과정의 험로를 예고할 정도로 건건마다 부딪히는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됐다.
우선 회의 진행 방식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소위원장인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법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매일 오전 10시 소위를 개최하자고 했으나 민주당은 속도만 강조하는 것은 압박용이 될 수 있다고 반대했다.
처리 법안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종부세, 소득세법, 법인세법, 상속.증여세법 순서를 제시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들 법안의 경우 여야 간 쟁점 법안이기 때문에 교섭단체 간 큰 틀의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다른 세법부터 논의를 시작하자고 맞섰다.
한나라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감세법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했으나 민주당은 서민과 중소기업 등 약자층을 위한 선별적 감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대 쟁점법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종부세법을 놓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가 위헌, 헌법불합치 결정한 이외 조항은 헌법에 합치되는 것이기 때문에 건드릴 이유가 없다"며 골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헌재에서 합헌이라고 해서 손댈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정책적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대대적인 개편에 나설 뜻임을 피력했다.
민주당은 또 정부가 종부세 일부 위헌 결정 이후 상황을 반영한 정부안의 제출을 요구하고 한나라당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조율하면 될 일이라고 반박했으나 결국 24일까지 정부 입장을 제시하는 쪽으로 정리됐다.
민주당은 자당이 제출한 부가가치세 인하 법안에 대해 정부가 긍정적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 이 법이 반영되지 않으면 다른 법안의 처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압박했고, 한나라당은 "재정경제부 장관까지 배출한 당이 어떻게 이런 불합리한 법안을 제출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