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서울지방국세청 등 6개 지방청 및 산하 세무서 직원들은 연말 고유 업무 중 하나인 미정리 체납액 징수업무에 매진하고는 합니다. 체납정리 실적은 세무관서 평가의 핵심요소이기 때문에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 소재 대부분의 일선 세무서에는 예년처럼 체납정리 업무에만 매진할 수가 없는 분위기입니다.
유가환급금 지급업무와 종합부동산세 환급업무 등 납세자들에게 받아내지 못한 체납액 징수가 아닌 납세자들이 냈던 세금을 되돌려 주는 업무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종부세 환급업무와(위헌판결이 내려진 세대별 합산 적용부분) 함께 올해분 종부세 징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 일선 세무서 직원들은 말 그대로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야 할 형편입니다.
국세청이 올해 연말까지 납세자들에게 되돌려 주는 환급액은 근로자 및 자영업자·일용근로자 등 1764만명에게 환급키로 한 '유가환급금' 3조5000억여원, 여기에 헌재 판결에 따라 발생한 '종부세 환급액' 6300억여원 등 4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가환급금의 경우 지난 달 1일부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불티나게 환급신청을 접수받아 이달 말까지 2조3000억원 가량을 환급해 줄 예정입니다. 또한 내달 중에는 사업소득자와 일용 근로자를 대상으로 1조2000억원 가량이 환급됩니다.
또 종부세 환급액도 이 달 중으로 간략한 납세자의 환급신청을 받아 내달 15일까지 세금을 되돌려 줘야 합니다.
두 환급업무와 관련해 환급액수는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대상자가 많고 또 정확한 금액이 환급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 일선 세무서 직원들의 귀띔입니다.
특히 환급대상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 소재 세무서 직원들은 눈앞에 쏟아져 있는 환급업무에 국세청이 올해 핵심가치로 정한 '납세자 신뢰도 제고'를 위한 업무개선 등 각종 활동은 뒷전이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선의 한 국세공무원은 "개청 이래 최대규모의 세금 환급업무로 인해 가끔 국세청이 징수기관인지, 환급기관인지 혼동할 정도"라며 "올 연말에는 영락없이 환급업무에만 전력투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국세공무원은 "환급업무 때문인지 본청 및 지방청에서는 예년과 달리 체납징수에 대한 업무 스트레스를 덜어 주고 있다"며 "그러나 일선 기관장들 입장에서는 체납징수가 성과평가와 직결되기 때문에 은근히 체납징수까지 채근하는 세무서장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