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과 관련해 24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정 전 회장은 현대차 그룹으로부터 뇌물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돼 현재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2005년 12월과 2006년 2월 세종증권의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의 홍기옥(59.구속) 사장으로부터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는데 도와줘 고맙다'는 명목으로 50억원을 건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홍 사장이 ㈜농협사료 전 대표 남모씨가 운영하는 I사에 자문수수료 명목으로 50억원을 보내 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홍 사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교 동창인 정화삼씨와 동생에게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토록 정 전 회장 등에게 로비를 해달라"고 청탁하고 실제 계약이 성사되자 이들에게 30억원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씨 형제에 대해서는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검찰은 아울러 이들 형제가 노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에게 로비를 하려 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노씨는 "당시 정화삼씨의 동생으로부터 정 회장을 연결해 달라는 연락이 왔지만 묵살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전 회장과 정씨 형제를 상대로 돈이 건너가는 과정에 누가 관여했는지, 이 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는 한편 홍 사장이 다른 인사에게도 로비를 했는지 수사 중이다.
중수부는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62) 태광실업 회장 등이 세종증권 매각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남겼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박 회장은 100억원 어치의 세종증권을 매입해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지만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니며 차명거래(매입량의 30%)로 인한 조세포탈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