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동하기 쉬운 연말정산 관련 세법용어-
연말정산과 관련한 주요 내용은 현행 소득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등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연말정산과 관련한 세법상 용어 및 그 개념은 이해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세법 자체가 수요자인 납세자 입장에서 제정된 것이 아닌, 공급자(정책입안자)의 입장에서 만들어졌기 때문. 쉬운 예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연봉'의 개념과 연말정산시 사용되는 '총급여'의 개념은 확연히 다르지만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같은 개념으로 혼동할 수 있다.
이처럼 연말정산과 관련한 세법상 용어와 개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한 가지라도 더 많이 알아야 연말정산을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총급여'는 연봉이 아닙니다"= 흔히 근로자들은 회사 등으로부터 받는 월급과 상여금 등을 합쳐 '연봉'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그러나 연말정산에 적용되는 연봉의 개념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개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총급여는 월급과 상여금을 더한 것까지는 동일하다. 그러나 연봉과는 달리 '비과세 근로소득'을 차감한 금액을 총급여로 통칭한다.
비과세 근로소득은 ▲실비변상적 급여(자가운전보조금 등) ▲국외근로소득 ▲생산직 근로자 등의 야간근로수당 ▲식사대 ▲육아휴직급여 및 산전·후 휴가급여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유치원, 초·중·고 및 대학교 교직원 또는 교수 등에게 지급되는 교원연구비, 중소기업 또는 벤처기업 부설 연구소에서 활동하는 연구원에게 지급되는 연구비용 도 비과세 근로소득에 해당한다.
비과세 근로소득의 소득항목은 상당히 광범위하게 설정되어 있다. 다만 몇 몇 소득항목을 제외하고는 일정한 액수의 한도가 설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자가운전보조금 등은 월 20만원이(연간 240만원) 한도다.
근로자 A씨가 올해 회사로부터 월급과 상여금, 자가운전보조금(월 20만원), 식사대(10만원)을 포함해 총 5000만원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A씨의 연봉은 5000만원이지만 총급여는 4640만원(5000만원-자가운전보조금 240만원-식사대 120만원)이 되는 것이다.
□ 연간소득 100만원의 의미는?= 인적공제(기본+추가) 항목 중 '소득금액 기준'이 적용되는 항목이 있다. ▲부양가족공제 ▲경로우대자공제 ▲장애인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공제대상인 부양가족 등의 연간소득 금액이 1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연간 소득금액이란 종합소득(이자·배당, 부동산임대, 사업, 근로, 연금, 기타소득)·퇴직소득·양도소득에 대한 소득금액의 연간 합계액을 뜻한다. 이 연간 합계액이 100만원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총수입금액에서 각종 필요경비 등을 공제한 후의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직장에서 700만원의 급여를 받았을 경우 '근로소득공제액(600만원)'을 차감하면 근로소득액이 100만원이 되기 때문에 연간 소득금액 100만원 이하, 요건을 채우게 된다.
양도소득도 마찬가지다. 배우자 명의의 주택을 팔아 일시적으로 양도소득을 얻었다면 필요경비를 제외하고 남은 소득금액이 100만원을 넘느냐, 넘지 않느냐를 기준으로 배우자 공제 대상 포함여부를 가리게 된다.
다만 양도소득 등은(퇴직소득 포함)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에 속하기 때문에(분류과세 대상)올해는 배우자 공제 등을 받지 못하더라도 내년에는 다시 받을 수가 있다. 더 이상의 양도소득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말이다.
다소 불합리한 부분에 속하지만 이자·배당소득의 경우 종합과세 기준금액인 4000만원을 기준으로 공제대상 포함여부를 가린다. 즉 이자소득 4000만원 이하인 경우 원칙적으로 '분리과세 대상 소득'이기 때문에 '연간 소득금액'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배우자 등이 이자소득으로 3900만원을 벌어들였다면 공제대상에 포함되고 4000만원을 넘게 벌어들였다면 공제대상에서 빠지게 되는 것이다.
□ '근로소득공제', '근로소득세액공제'= 연봉에서 비과세 소득을 차감, 총급여액이 산출됐다면 기본·특별공제 등을 적용해 과세표준을 뽑아내는 과정을 차례대로 거치게 된다. 이 순차적인 과정은 총급여액에서 '근로소득공제'를 차감한 '근로소득금액'을 산출하고 나서부터 시작된다.
근로소득공제란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배려하기 위해 총급여 단계에서 일정액을 공제하는 일종의 '필요경비' 공제성격의 제도이며 모든 근로자에게 일괄 적용된다.
다만 공제한도는 누진적으로 나뉘어져 있다. 즉 총급여액이 적으면 적을수록 공제액이 크고, 총급여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공제액은 작아져, 결과적으로 저소득 근로자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근로소득공제는 총급여액에 따라 ▲500만원 이하일 경우 전액공제 ▲500만원 초과∼1500만원 이하인 경우 500만원+500만원을 초과 총급여액의 50% ▲1500만원 초과∼3000만원 이하인 경우 1000만원+1500만원을 초과 총급여액의 15% ▲3000만원 초과∼4500만원 이하인 경우 1225만원+3000만원 초과 총급여액의 10% ▲4500만원 초과인 경우 1375만원+4500만원 초과 총급여액의 5% 등으로 공제액이 구분된다.
따라서 연봉에서 비과세 근로소득 등을 빼고 산출된 총급여액이 500만원이라면 근로소득공제만으로도 100% 근로소득금액이 0원이 되기 때문에(과세표준도 0원) 골치 아프게 연말정산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근로소득공제와 함께 모든 근로자에게 일괄 적용되는 공제제도는 또 있다. 근로소득공제, 각종 공제를 적용해 산출된 과세표준에 기본세율을 곱해 산출된 '산출세액'에서 일괄적으로 일정액을 공제해 주는 '근로소득세액공제'가 있다.
만약 산출세액이 50만원 이하인 경우 50%의 근로소득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산출세액이 50만원을 초과하면 27만5000원+50만원을 초과하는 산출세액의 30%의 공제율을 적용, 최종적인 '결정세액'을 계산하게 된다.
다만 근로소득세액공제 공제한도는 50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예를 들어 근로자 A씨의 산출세액이 40만원일 경우 결정세액은 20만원이 되고 산출세액이 100만원일 경우 41만5000원의 결정세액이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