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시 근로자들이 지출한 기부금에 대해 소득공제를 해 주는 이유는 '나눔의 실천(기부문화)'을 정책적으로 장려하기 위함이다. 물론 근로자뿐만 아니라 법인들에 대해서도 법인세 등 납부시 기부금 부담액에 대한 혜택을 주고 있다.
세법상 '기부금'이라 하면 4가지 종류로 나뉜다.
▲전액공제기부금 ▲특례기부금 ▲우리사주조합기부금 ▲지정기부금 등이다. 기부금 종류 별로 공제한도가 각각 다르지만 근로자 본인이 낸 기부금은 물론 배우자, 자녀 등 부양가족(직계비속)이 낸 기부금도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전액공제기부금은 국가 또는 지자체에 기부한 금품, 국방헌금 및 위문금품, 특별재난지역 이재민 구호 금품, 사회복지시설 기부금품 등이다. 특례기부금은 독립기념관, 한국교육방송공사 등에 낸 기부금, 결식아동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법인에 지출한 기부금 등이다.
우리사주조합기부금은 근로자인 대주주가 우리사주조합에 지출하는 기부금, 지정기부금은 정부가 지정한 기부금단체, 노동조합비, 종교단체에 내는 기부금 등이 포함된다. (표 참조)
□ 연말정산 기부금 공제한도 계산법= 연말정산시 기부금 공제는 총급여액에서 근로소득공제액을 차감해 산출된 '근로소득금액'을 기준점으로 삼아 전액공제기부금→특례기부금→우리사주조합기부금→지정기부금 순으로 공제한도액을 순차 계산하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근로소득금액이(총급여-근로소득공제) 3000만원인 A씨는 올해 태풍피해를 입은 지역의 이재민을 위해 수재의연금으로 20만원을 기부하고 불우이웃돕기 성금 30만원을 기부했다. 집 근처 사회복지시설에도 10만원을 기부했다.
또 아프리카 결식아동 지원 활동을 하는 국제구호기구에 20만원, 다니는 교회에 매주 헌금을 통해 200만원을 냈다. A씨가 올해 연말정산시 공제 받을 수 있는 기부금 공제액을 계산해 보자.
일단 수재의연금 20만원과 불우이웃돕기 성금 30만원, 사회복지시설 기부금 10만원은 전액공제기부금이다. 근로소득금액 3000만원에서 60만원을 공제하게 된다.
국제구호기구에 낸 20만원은 특례기부금에 속한다. 특례기부금 공제한도액은 (근로소득금액-전액공제기부금)×50%까지다. 따라서 2940만원의(3000만원-60만원) 50%, 즉 1470만원을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전액을 공제하게 된다.
우리사주조합기부금은 없기 때문에 계산에서 배제된다.
교회 헌금 200만원은 지정기부금. 지정기부금의 공제한도는 (근로소득금액-전액공제기부금-특례기부금-우리사주조합기부금)×15%까지이나 교회 등(종교단체) 지정기부금의 공제한도는 10%가 각각 구분 적용된다.
이에 따라 2920만원(3000만원-60만원-20만원)의 10%가 292만원이고 교회 헌금액수가 200만원이기 때문에 이 또한 전액공제, A씨가 받는 기부금 공제액수는 총 280만원이 된다.
만약 교회 헌금액수가 400만원이었다면 한도초과 된 108만원은 공제가 되지 않는다.
한편 지난해까지는 근로자 본인이 지출한 기부금에 대해서만 소득공제가 적용됐지만 올해부터는 배우자(연간소득금액 100만원 이하), 직계비속(기본공제 대상자) 이름으로 낸 기부금도 모두 포함해 기부금 공제를 받을 수가 있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사례별로 풀어보는 '기부금 공제'-
□ 기부금 공제 받으려면 '영수증' 챙겨야= 기부금 공제를 받으려면 근로자는 기부금 명세서와 기부금 영수증을 첨부해야 한다.
원천징수의무자는 공제 받은 기부금이 연100만원 이상인 근로자에 대해 지급조서를 제출하는 때에 근로자의 기부금 명세서를 국세청 홈택스 서비스 또는 전산매체로 전산 처리해 제출해야 한다.
내년에는 기부금 공제액이 50만원 이상인 경우, 2010년 이후부터는 전액에 대해 전산매체로 전산 처리하도록 돼 있다.
한편 기부금 공제대상 단체에서는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기부한 사람에 대해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기부금액, 기부일자, 영수증발급일자 등을 반드시 기재해 발급대장을 작성, 5년간 보관해야 한다.
□ 기부금 공제는 올해 1~12월에 한 것만 가능= 기부금 공제는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한 기부금에 대해서만 공제가 가능하다. 신용카드(현금영수증 포함), 의료비 공제 대상기간이 작년 12월부터 올해 12월까지 13개월인 것과 다르다.
□ 배우자·자녀 등 부양가족의 기부금도 "공제 가능"= 지난 해까지만 해도 근로자 본인 명의로 지출한 기부금에 대해서만 소득공제를 했으나, 올해부터는 배우자, 자녀(입양자) 및 직계비속 등 기본공제대상자가 기부한 기부금도 공제를 받을 수 있다.
□ 기부한 단체가 지정기부금 단체인지 알려면?=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에서 신고납부 코너, 연말정산 안내, 기부금대상민간단체 순으로 검색하면 알 수 있다. 또 기획재정부 홈페이지(www.mofe.go.kr) 법령정보 코너의 '공고'에서도 검색이 가능하다.
12월 4일 현재 지정기부금 단체는 총 1302개로 기부금 대상단체로 지정되면, 해당 단체에 일정금액의 기부금을 낸 개인은 15%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 "태안 기름유출 현장에서 봉사활동 했어요"= 특별재난지역의 복구를 위해 자원봉사를 한 경우에도 자원봉사에 해당하는 용역가액을 일당 5만원으로 계산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약 태안 기름유출 사고 현장에서 10일간 자원봉사를 했다면, 자원봉사일수(총 봉사시간/8시간)에 일당 5만원을 곱해 50만원을 전액 소득공제 받는다.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유류비나 재료비 등 직접비용도 제공당시 시가나 장부가액에 따라 공제금액에 포함할 수 있다.
□ "학교에 기부했어요"…공제 가능= 국가가 설립·운영하는 국립학교, 지방자치단체가 설립·운영하는 공립학교에 대한 기부금과 법인 또는 사인이 설립·운영하는 사립학교, 기능대학법에 의한 기능대학 등에 시설비, 교육비, 장학금, 연구비로 지출하는 기부금은 전액소득공제된다.
단 사립학교, 기능대학 등에 시설비, 교육비, 장학금, 연구비로 지출하지 않고 고유목적사업비로 지출하는 데 기부한 경우에는 지정기부금으로 분류돼 일정액(15%)만 공제된다.
□ "급여의 1%를 불우 이웃돕기로 일괄징수"…공제 가능=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급여의 1%를 불우 이웃돕기 명목으로 징수해 봉사활동 등에 사용한다면 기부금 공제를(전액공제기부금)받을 수 있다. 단 기부 받은 자의 기부목적, 기부일자 등이 기재된 영수증에 따라 기부사실이 확인돼야 한다.
□ "노동조합에 노동조합비 납부"…공제 가능= 조합원인 근로자가 납부한 노동조합비는 회사 자체노조, 전국연합노조 등에 상관없이 지정기부금으로 기부금 공제가 가능하다.
전국연합노조에 납부한 노동조합비는 회사의 노조 명의로 명세서를 발행해도 되며, 월급에서 일괄 공제하는 노동조합비에 대해서는 해당 서류를 원천징수 의무자에게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노동조합원이 아닌 자가 노동조합에 납부하는 기부금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 공제가 가능한 노동조합비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원일 때만 가능하다.
□ 중국 쓰촨성 지진 피해자를 위해 기부…공제 가능= 올해 5월 발생한 중국 쓰촨성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대한적십자사, 월드비전 등에 기부한 기부금은 공제가 가능하다.
외국의 천재지변 등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돕기 위해 국내기부단체에 기부한 경우 기부금품모집규제법에 의해 중국 쓰촨성 지진 기부금 모집처로 허가받은 단체에 기부한 기부금으로 영수증에 중국 쓰촨성 지진 이재민 돕기 기부금으로 기부목적이 기재되면 전액 공제된다.
□ 해외 종교단체에 낸 기부금…일부만 가능= 종교의 보급 및 기타 교화를 목적으로 설립돼 주무관청에 등록된 단체에 기부한 것만 공제가 가능하며, 지정기부금으로 분류된다.
국내법에 의하지 않은 단체에 지급한 기부금은 공제대상이 아니다.
□ "정당 후원금 냈어요"…공제 가능= 정당 후원금을 비롯해 선거관리위원회에 기부한 정치자금 등은 10만원까지는 전액세액공제를 받게 되며 10만원 초과액부터 기부금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
정당 후원금 등이 10만원 이하일 때는 기부한 금액의 110분의 100을 세액공제하며, 10만원을 초과할 때는 근로소득금액을 한도로 10만원의 110분의 100을 산출세액에서 소득 공제하고 있다.
□ 영화표에 문화예술진흥기금도 포함돼 있던데...=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한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출연하는 기부금은 특례기부금에 해당되나, 영화 등을 관람하는 때에 요금과 함께 납부하는 문화예술진흥기금은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징수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관람권을 구입하면서 낸 문화예술진흥기금은 이익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출연하는 기부금에는 해당되지 않아 기부금 공제를 받을 수 없다. 차라리 영화관람권을 구입하면서 신용카드로 결제하거나 현금영수증을 받아 소득 공제하는 것이 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