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세청장, "내년부터 수평적 세원관리제도 도입, 시행"
국세청이 내년부터 윤리·투명경영을 실천하면서 세무관점에서 기업 자체적으로 엄격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기업과 신사협정을 체결, 협정된 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회사에 대해선 세무조사를 배제하는 수평적 세원관리제도를 전격 도입, 시행한다.
현재 모든 납세자의 세금신고를 국세청이 사후적으로 조사·확인하는 수직적 방식을 보완, 성실신고를 자율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투명성 요건을 갖춘 기업의 세무쟁점사항을 사전에 협의·해결로 국세청-기업간 대등한 수평적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목적에서다.
한상률 국세청장(사진)은 1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제3회 한-EU 협력상 수상'중 대상인 '최고 세계화상'을 국세청이 받는 자리에서, 수상소감을 통해 "내년부터 납세자와 성실납세의무 이행에 관한 일종의 신사협정을 체결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청장은 이와 관련 "내년부터 도입·시행할 새로운 수평적 세원관리제도는 국세청과 맺은 신사협정을 납세자가 성실하게 이행하면 세무조사 없이 납세자의 신고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제도가 시행되면 성실납세 기업은 세금문제를 조기에 종결할 수 있어 세무상의 불확실성을 획기적으로 축소할 수 있고, 국세청은 성실한 납세자에게는 세무간섭을 배제하고 불성실한 납세자에게만 세무역량을 집중시켜 과세행정의 효율성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
한 청장은 "제도는 윤리·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 엄격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춘 기업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할 것"이라며 "그 결과를 보아가면서 대상기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 청장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성실한 납세자를 소중한 고객으로 섬기는 세정'을 더욱 발전시키고, 지난 2006년 서울에서의 제3차 OECD국세청장회의에서 채택된 '서울선언'에 담긴 '윤리경영(good governance)'의 정신을 확대·발전시킨 것.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등 일부 외국 국세청에서 이미 시행하는 제도가 모델이 됐으며, 성실납세 이행협약에 따라 기업은 모든 세무쟁점을 국세청에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국세청은 이에 대해 유권적인 답변을 신속히 제공할 의무를 지는 것이 제도의 핵심이다.
■ 네덜란드의 수평적 세원관리(Horizontal Monitoring)는 어떤 제도?
국세청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2005년부터 4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시범시행 후 2008년 현재 1460개 기업에 대해 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중소기업과 개인납세자까지 그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도는 ①적절한 조세관련 내부통제를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과세관청과 기업이 '성실납세 이행협약' 체결 → ②기업과 과세관청이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당해 기업의 현재 및 미래의 세무문제를 협의하고 과세관청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 ③기업은 협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과세관청의 답변대로 신고, 납부 → ④과세관청은 기업의 내부통제의 적정성을 모니터링하고, 세무조사 등 기존의 일방적 수직적 세원관리를 줄이는 식이다. 종국적으로 세금신고로 모든 납세의무가 종결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는 것.
협약을 체결한 기업은 현재의 상황을 국세청이 늘 확인할 수 있도록 세금에 관련된 중대한 이슈를 계속 과세관청에 제공·문의할 의무를 지며, 국세청은 기업의 세금문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8주내 답변해 줘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실제 세무문제를 과세당국과 토론을 통해 신속히 해결함으로써 세무상 불확실성을 감소시킬 수 있고, 국세청은 기업의 자율적 투명성 증대로 상호 신뢰제고와 함께 성실신고 수준의 전반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