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의 지배주주가 자신의 사적이익을 위해 회사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계열사 지분을 저가로 인수하는 등 부당한 거래로 의심되는 행위가 올해만 20건 발생해 총 111건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대는 '재벌 총수일가의 주식거래에 관한 3차 보고서'를 통해 55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418개사를 조사한 결과 총 111건의 문제성 거래가 발견됐으며, 이중 20건이 새롭게 발견됐다고 10일 밝혔다.
특히 경제개혁연대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 2006년 4월, 2007년 12월에 이어 세 번째로 '재벌 총수일가의 주식거래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데, 이 때 발표된 문제성 거래를 개선한 회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SK그룹의 이노에이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개발상사 등은 문제성 거래를 통해 지배주주의 이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10건으로 문제성 거래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이 7건으로 뒤를 이었다. CJ, 효성, 태광산업 그룹이 각각 6건으로 문제성 거래가 많았다.
이번에 발견된 111건의 문제성 거래 중 새롭게 발견된 20건은 올해 처음으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그룹에서 11건, 기존 분석대상 기업집단에서 9건이 발견됐다.
그룹별로 보면 현대자동차 2건, 한화 1건, 현대산업개발 1건, 웅진 3건, 하이트맥주 1건, 유진 5건, 농심 2건, 한국타이어 1건, 오리온 1건, 대한해운 2건, 대교 1건 등으로 집계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들 그룹의 지배주주 일가가 계열사 주식의 상당부분을 직접 보유해 계열사나 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을 챙기거나, 계열사를 새로 설립해 다른 계열사들의 물량몰아주기로 회사가치를 키워 이익을 높이는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성 거래는 지배주주의 2세, 3세에게 계열사 지배권을 승계하거나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 목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제개혁연대의 설명.
이에 따라 경제개혁연대는 "회사기회 유용금지, 이중대표소송 제도 등을 도입하기 위한 상법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2006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문제성 거래로 의심됐던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 부당지원행위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96억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