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9차 국가경쟁력강화위 열어 '공공기관 운영체계 개편안' 확정
준정부기관, 절반만 경영평가·임원선임 자율권
공공기관은 크게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으로 나뉘는데, 앞으로 기타공공기관은 경영공시를 통해 간접적으로 관리될 뿐,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게 된다. 기타공공기관은 현재 금융감독원, 코스콤 등 204개다.
준정부기관의 경우 경영평가 대상기관 및 평가지표수도 대폭 축소된다. 준정부기관의 임원선임권도 주무부처 장관과 기관장으로 이관돼 자율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참석 하에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9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운영체계 개편방안'을 확정·발표했다. 개편안은 공공기관 구조조정이 완료된 후 존속하는 260개 공공기관을 관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내년 상반기 중으로 법 개정 절차를 밟게 된다.
개편안은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이 매년 반복돼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공공기관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줄어들게 됐다. 특히 공공의 목적을 수행하는 준정부기관의 경영통제 장치가 줄어들고, 자율권이 확대돼 논란이 예상된다.
공기업은 자체 수입 비율이 전체 수입의 절반을 넘는 기업으로 기업적 성격이 큰 공공기관, 준정부기관은 공기업보다 기업적 성격이 약하고 정부 업무를 위탁집행하는 성격이 큰 공공기관, 기타공공기관은 둘 다 해당되지 않는 기관을 말한다.
□ 기타공공기관은 경영공시만 하면 된다= 개편안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등 기타공공기관은 정부의 직접 관리를 받지 않고, 경영공시만 하면 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직접 통합 관리 대상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 축소되며, 이들 기관은 3~5년 단위로 점검해 민영화 또는 경영효율화의 수순을 밟게 된다. 공기업은 기업성에, 준정부기관은 공공성에 주안점을 두고 평가하게 된다.
공공기관의 민영화를 위해 매각전담 전문회사, 민영화 추진위 도입 등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민영화 유형별로 관리·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자율성이 확대된다.
준정부기관의 경영평가 대상기관이 현재 77개에서 정원 500명 이상의 대규모 기관(20개)과 연기금관리기관(14개) 등 34개 기관으로 축소되며, 나머지 43개 기관은 기획재정부에서 계량지표만 관리하게 된다.
현재 경영평가에 대한 지표 수도 30개에서 20개 내외로 축소되며, 각 기관별 특성에 맞게 평가지표가 차별화된다. 구체적 계량지표는 내년에 연구·개발, 2010년부터 적용된다.
공공기관의 기관장 부담도 덜어진다. 기관장 평가를 할 때 기존에는 경영목표를 평가했지만, 경영목표에 대한 평가가 폐지되며, 경영계획서와 기관경영 평가만 받게 된다. 이런 경영평가를 위해 정부출연연구소 안에 (가칭) 공공기관센터가 설치된다.
□ 준정부기관, 임원 스스로 선임= 준정부기관의 임원 선임권이 주무부처 장관과 기관장으로 이관된다. 상임감사 임명권은 현재 재정부 장관에서 주무부처 장관으로, 상임이사 임명권은 주무부처 장관에서 기관장으로 넘어간다.
기관장과 상임감사에 대해서만 임원추천위원회가 열리며, 나머지 임원은 임추위가 생략된다. 비상임 이사·감사, 준정부기관의 상임감사는 공공기관운영위 심의도 생략돼 임원선임절차가 현재 2개월에서 1개월도 단축된다.
□ '상임감사', 일 제대로 못하면 월급 깍인다= 한편 현재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등 6개 공기업이 감사위원회 및 이사회 의장·기관장 분리 제도를 도입한 것처럼 석유공사, 수자원공사, 철도공사, 토지공사, 도로공사, 주택공사, 대한주택보증, 마사회 등 자산 2조원 이상인 8개 공기업에도 확대 ·도입하기로 했다.
준정부기관은 이사회 내 비상임이사 비율을 현행 1/2초과에서 1/3초과로 완화하고, 비상임 이사·감사는 직무평가에서 제외된다.
반면 일부 공공기관의 경영공시와 외부감사에 따른 제재는 강화된다. 현행 27개 공시항목 외 복리후생 항목, 공공기관운영위 회의록 등 공시항목이 추가되며, '불성실 공시기관 패널티' 제도가 도입된다.
상임감사의 경우 감사평가결과 최하위 등급 또는 전년 대비 크게 하락한 감사는 인사조치하고, 성과급 하한도 기준연봉의 20%에서 0%로 하향 조정된다. 외부감사인이 부실감사를 하면, 해당기관 및 제3자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적 장치가 마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