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보세구역 대형화·기업화 추진
기업심사 축소 및 유보 등 이명박 정부의 기업친화적 정책에 발맞춰 온 관세청이 이번에는 '보세제도'에도 손을 댔다. 1949년 관세법 제정이후 60년만에 처음이다.
세관이 직접규제하던 것은 민간의 자율규제로 전환하고, 사전규제는 완화하는 대신 사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24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위험 수입물품에 대한 차단강화를 위해 보세제도 전반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 이같은 내용의 대대적인 개편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보세제도는 국내에 도착한 외국물품을 수입신고 수리 전의 상태로 두고 보관이나 제조, 가공, 전시, 판매하는 동안 관세징수를 유보하는 제도인데, 특정 요건이나 자격이 갖춰져 있어야만 이용이 가능하고 세관의 관리도 필요했다.
관세청은 우선 세관중심의 보세제도에 대한 민간참여를 확대하기로 하고, 현행 비영리법인 중에서 지정하던 세관검사시설의 관리인을 민간도 참여시켜 공개경쟁입찰로 선정하기로 했다.
또한 세관장 단독재량으로 심사하던 보세구역 특허심사는 민간전문기관도 참여시키고, 보세화물의 관리도 보세구역의 내부통제시스템으로 자율관리하도록 해 세관의 직접규제를 간접규제의 형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재 보세화물의 보관·이동·가공 등을 건별로 세관에 보고해야하는 엄격한 통제시스템을 바꿔 운영인이 자율적으로 보세화물을 관리하도록 하고, 대신 세관은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법규준수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보세운송수단의 등록의무는 폐지되며, 보세공장 허용업종과 작업범위는 확대되고, 관세보증방식도 보세화물 담보에서 보증보험 담보로 간소화된다.
관세청은 또 국가물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보세구역의 대형화·기업화도 추진한다.
경쟁력 있는 특허보세구역을 육성하는 한편, 도로와 철도중심의 화물운송비중 편중문제를 연안선박과 항공 보세운송의 활성화로 변화를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IT기반의 보세제도 시스템도 도입해 화물의 자유로운 이동은 보장하되, 추적과 감시의 기능은 강화해 자율강화에 따른 국가물류보안도 확충하기로 했다.
이대복 관세청 통관지원국장은 "미국, 일본 등 선진세관의 물류시설 및 보세제도의 운영실태를 현장확인해 이번 개선방안을 7월초까지 보완할 계획이며, 수출입기업, 관련협회 및 관련부처 등 민관 물류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과제별 세부추진계획을 구체화해 오는 10월 이전에 관세청 고시나 관세법령을 개정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