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와 알선수재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과 96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이주성 전 국세청장이 형량이 과하다며 제기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이 전 청장은 24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조병현)의 심리로 진행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장이 발언기회를 부여하자 "프라임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서 아파트를 받은 적이 없다. 있을 수도 없고,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라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이 전 청장은 이어 "백종헌(프라임그룹 회장)이나 기세도(도양기업 사장) 어느 누구에게도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공적자금위원회에 대한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그게(대우건설 인수) 청탁으로 될 일도 아니며 누가 20억짜리 아파트를 주겠나. 내가 뒤에서 사주했다는데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은 항소심 첫 공판인 관계로 향후 증인채택문제를 놓고 변호인단 및 검찰, 재판부간의 의견 조율이 있었으며, 재판부는 다음 재판일에 이 전 청장과 함께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세도 도양기업 사장을 증인으로 세워 뇌물공여부분에 대해 심문할 예정이다.
이 전 청장은 프라임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하던 지난 2005년 11월 건설업자 기세도씨의 소개로 만난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으로부터 인수도움청탁과 함께 20억원 상당의 서울 강남 소재 아파트를 차명으로 건네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나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기씨로부터 받은 5800여만원에 달하는 가구와 지인에게 줄 명절 선물 비용 1000여만원의 대납 부분은 일부 시인하고 있다.
당초 검찰은 이 전 청장에 대해 징역 7년에 추징금 5500여만원을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가 징역 3년 등으로 형량을 줄인데 대해 항소했으며, 피고인들은 피고인들대로 형량이 과다하다며 항소를 제기한 상황이다.
다음 재판은 오는 7월 8일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