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1일 주민소환제 관련 발언을 두고 야권 일각에서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제2회 지역투자 박람회'에 최근 도내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주민소환 청구가 제기된 김태환 제주지사가 불참한데 대해 "국책사업을 집행하는 지사를 주민소환하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을 두고 야권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이 대통령은 또 "국책사업은 지역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그 일로 제주지사가 못 왔다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주민소환제는 이른바 직접 민주주의 제도로, 법 제정 취지와 배경을 무시한 대통령의 인식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한다"고 비판했다.
노 대변인은 또 "지방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 지사를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은 선거개입 소지가 있지 않은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현재 주민소환 절차가 진행 중인 인사에 대해 대통령이 공개 발언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대통령은 주민소환제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선거 중립성 의무와 직접 연결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국책사업이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는 대통령의 인식은 소통하지 않는 일방통행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난했고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대통령이 현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한 것은 선거개입 논란의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해군기지가 제주도의 중요한 국책사업인데 이 문제로 지사가 주민소환 청구가 제기된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지, 주민소환제 취지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발언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핵심 참모도 "해군기지 같은 국책사업을 하는데 있어 지사의 역할이 있는데 이런 식으로 주민소환이 이뤄진 것은 안타깝다는 심경을 나타낸 것"이라며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라 제주지사 문제에 한해 주민소환을 당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