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다운계약서 작성 탈세…국세청장 자격 없다"
한나라, "당시 관행…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 없다"
민주당 의원들이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백 후보자를 둘러싸고 있는 부동산 투기의혹(다운계약서 작성)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백 내정자의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다운계약서 작성 및 이에 따른 취.등록세 등 탈세 논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백 후보자가 다운계약서 작성 등을 통해 3000만원 가량의 세금을 포탈했다며 탈세를 한 만큼 세금을 납부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 문제로 인해 백 후보자의 도덕성에 흠결이 발견된 만큼 자진사퇴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백 후보자는 신뢰받는 후보로 자격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흠결을 가진 후보자가 고위공직자로 임명되어서는 안 된다. 자진사퇴할 것을 공식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강성종 의원도 "백 후보자는 도덕성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고 개혁의지도 없고, 전문성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자진 사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 후보자는 이 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고위공직자 후보로서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당시 매매계약서 당시 다운계약서 작성여부는 정말 몰랐다. 당시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의원들과 국세청은 다운계약서 문제와 관련해 백 후보자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저도)과거 집을 2차례 산 적이 있으며 당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썼던 것 같다"며 "국세청장 후보자에게만 이런 잣대를 들이댄다면 우리 자신은 얼마나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같은 당 차명진 의원도 "과거 다운계약서 작성은 관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법, 탈세로 본다면 대한민국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다만 고위공직자로서 명예에 손상을 줄 만한 사안이 될 수도 있으니 용인땅 매매차익 2억5000만원을 사회 환원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 날 백 후보자의 다운계약서 작성에 따른 취.등록세 등 세금탈루 문제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놓는 한편 인사청문회 현장에서 직접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임성균 국세청 감사관은 "당시 지방세법상 취.등록세는 신고한 가액으로 하되 신고한 가액이 시가표준에 미달할 경우 시가표준액에 의해 부과하도록 하고 있었다. 후보자 및 가족이 신고한 취.등록세 신고가액은 모두 시가표준액을 상회하고 있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국세청의 해명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일반인들이 구입가를 크게 줄여 신고하면 인정을 하고 있는가. 새로 오는 청장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는 간과하고 법적인 문제만 피해가면 된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국세청의 태도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