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20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A씨는 퇴직금과 은행에서 대출 받은 돈을 자본금으로 삼아 서울에 조그만 일식집을 열었다. 개업 전 준비를 철저히 한 덕분에 일식집은 그럭저럭 잘 굴러가서 A씨는 하루하루 들뜬 기분이다.
그러던 중 며칠 전에 일식집이 세 들어 있는 건물의 주인 B씨가 보낸 임대료 청구서를 보자 A씨는 기분이 상했다.
B씨는 "월세 500만원의 10%만큼 부가가치세로 받아서 세무서에 갖다 내야 한다"며 A씨에게 부가세 명목으로 50만원을 추가로 요구했기 때문.
A씨는 "임대차계약서에는 부가세가 별도로 표시 안 돼 있는데 이제 와서 부가세를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월세 500만원에 부가세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B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러한 경우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 월세 500만원에 부가세가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할까, 아니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할까.
□ 국세청, "별도표시 안 했으면 부가세 포함된 것"= 국세청에 따르면 재화나 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로 받은 금액에 공급가액과 부가세액이 별도로 표시되지 않거나 부가세가 포함돼 있는지 분명하지 않으면 거래금액이나 받을 금액의 110분의 10만큼 부가세로 본다.
따라서 A씨의 경우 임대차계약서에 부가세가 별도로 표시 안 돼 있었기 때문에 월세 500만원의 110분의 10에 해당하는 45만원 상당액을 부가세로 봐야 한다.
비단 임대차계약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상거래에서도 대가로 받은 금액에 부가세가 별도로 표시돼 있지 않으면 대가에 부가세가 포함된 것으로 보면 된다.
국세청은 "부가세를 별도로 구분해서 거래상대방한테 받을 것인지 아니면 거래 금액에 포함해서 받을 것인지 여부는 계약당사자간에 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