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행세 화훼유통업자 등 3명 영장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화훼 유통업자가 농민 행세로 지급받은 면세유를 사들여 되판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등 위반)로 이모(42)씨 등 주유소 업주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화훼 유통업자, 농민 등 4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또 면세유 불법 유통을 묵인해준 대가로 이씨한테서 25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업무상 배임 등)로 경기도 양주시 모 농협 직원 우모(37세)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 주유소 업주 9명은 2006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화훼 유통업자 등에게서 면세유 215만ℓ를 ℓ당 1천원에 사들인 뒤 정상적인 과세유로 속여 ℓ당 1천400원에 팔아 모두 8억6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 화훼 유통업자와 최모(57)씨 등 농민 25명은 같은 기간 ℓ당 700원에 구입한 면세유 215만ℓ를 주유소에 ℓ당 300원을 더 받고 팔아 6억4천여만원의 이득을 챙겼다.
김씨 등 유통업자는 화훼 농가에만 지급되는 면세유를 받기 위해 경작 확인서, 농기계 출하증명서 등을 허위로 꾸며 농협에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 등 농민들은 농기계에 사용해야 할 면세유를 승용차나 보일러 기름 등으로 사용했고, 남은 면세유를 주유소에 팔아넘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농민들은 연간 배정받은 면세유를 다 쓰지 않으면 이후 배정량이 줄기 때문에 면세유를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며 "농협중앙회는 1년에 4회 이상 면세유 공급과 사용실태를 점검해야 하지만 2007년 초부터 올해 초까지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협 직원 우씨는 향응을 받은 주유소에 혜택을 주려고 다른 주유소보다 ℓ당 50~100원 비싼 특정 주유소에서 면세유를 받아가도록 농민들에게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