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국세청장, "외부감독위 '옥상옥'-국세행정위 운영 만전"
국세청 개혁 문제가 국세청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최대 화두 중 하나로 부각됐다. 6일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국세청 개혁의 미흡성을 지적하며 적극적인 개혁추진을 요구하는 재정위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백용호 국세청장이 설치한 국세행정위원회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으며 민간인 위주로 구성, 실질적으로 국세청을 관리.감독할 '외부감시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포문은 민주당 강운태 의원이 열어 젖혔다.
강 의원은 "국세청 개혁의 핵심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라고 전제한 뒤 "국세청이 더 이상 정치권력의 시녀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미국, 캐나다 등과 같이 감사원과는 별도로 국세청 감독위원회를 설치해 국민이 직접 국세청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 밖에도 국세청장 2년 임기제 도입, 국세청장 대통령 독대 금지 등을 개혁과제로 제시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도 강 의원을 거들고 나섰다.
김 의원은 "국세청의 수많은 문제가 불거지고 개혁의 목소리가 높을 때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의견이 외부감시위원회 설치였다"며 "하지만 백용호 국세청장은 이런 요구를 묵살하고 청장 산하에 '국세행정위원회'를 만들어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세행정위원회는 법적 근거도 없이 훈령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내부조직에 불과하며 전임 청장이 만든 '국세행정개혁위원회'와 거의 차이가 없다"며 "외부감시위원회 등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에 동참했다.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백 국세청장이 본청은 정책기획 중심으로 전환해 인력 슬림화를 구상하고 있다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개혁아이디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청와대 T/F팀이 검토했던 지방국세청 폐지, 세무서 광역화, 외부감독위원회 설치 등 핵심내용들은 제외됐다"며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국세행정위원회는 내부위원회에 불과하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광림 의원도 "국세청이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초 부즈앨런&해밀턴코리아 용역보고서를 근간으로 청와대 T/F팀이 마련했다고 알려진 지방국세청 폐지, 광역세무서 체제 개편 등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도 "매번 정권이 출범할 때마다 국세청장이 교체될 때마다 각종 개혁안이 봇물을 이뤘지만 매번 '헛물'로 돌아갔다"며 "그동안 단순히 몇몇 제도 개선이나 개혁의지의 표명만으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용호 국세청장은 국세청 개혁의 상징처럼 대두된 외부감독위원회 설치 문제와 관련해 "감사원과 같은 외부 감독기관이 있기 때문에 국세청만의 외부감독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은 옥상옥에 불과하다"고 답변했다.
백 국세청장은 "국세행정위원회에서 국세청의 여러 발전방향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세행정위원회 운영이 실망스러울 경우 외부감독위원회 설치를 논의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