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엑스' 사용 못한다...'우회 접속시 하루에 1200만원 벌금'

대법원, 법률 대리인 지정 시한 넘기자 X 중단 명령

브라질 4000만명 한달에 최소 한 번 이상 X에 접속

X 공식 계정 통해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며 반발

브라질 사법부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타링크 금융계좌 동결에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의 서비스를 차단시켰다.

3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렉샨드르 지 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은 이날 X가 법률 대리인 지정 시한을 넘기자 1850만 헤알(약 44억원)의 벌금 납부 및 법원 명령이 준수될 때까지 자국에서 X 서비스 중단을 명령했다. 이어 브라질 통신기관인 아타넬에 24시간 이내에 영업정지 명령을 이행했는지 확인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차단을 피하기 위해 가상사설망(VPN)으로 우회 접속하려는 개인이나 기업에는 하루에 최대 5만헤알(약 1200만원)의 벌금을 매기겠다고 경고했다. 브라질 현행법상 SNS 업체는 브라질에 반드시 법률 대리인을 둬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영업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

브라질은 X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브라질에서 X는 각종 선거 유세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자신의 견해를 밝히거나 경쟁자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에 따르면 브라질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4000만명이 한달에 최소 한 번 이상 X에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X는 전날 공식 계정을 통해 이번 조치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X는 "모라이스 대법관의 불법적인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X가 차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모라이스 대법관과 머스크 CEO는 지난 몇 달간 'X 차단' 법적 명령 수용 여부를 두고 갈등을 겪어 왔다.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 4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가짜 뉴스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를 조사하면서 특정 계정을 차단하라고 X에 명령했다.

그러나 머스크 CEO는 "검열 조치"라고 반발하면서 지난 17일 브라질에서의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이후 브라질 대법원은 X에 부과한 벌금 납부 집행 절차를 위해 머스크의 인터넷망 통신기업 스타링크의 브라질 금융계좌도 동결을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