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걸 "종부세 감세 효과, 3주택 이상 다주택자·법인이 독차지"

현 정부 들어 추진된 종합부동산세 감세 효과의 대부분을 3주택자 이상 다주택자 및 법인이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동남을)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적용세율별 현황'에 따르면, 전체 감세혜택의 86%를 3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와 법인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는 2021년 4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9500억원으로 78%(3조5000억원) 급감했다. 종부세 과세 기준이 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022년 전년 대비 17.2% 올랐지만, 종부세 과세액은 1조1000억원 줄었다.

안도걸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공시가격에 곱해 과세표준을 구할 때 사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100% 로드맵을 허물고 법정하한인 60%까지 크게 낮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8.6% 떨어졌지만 종부세 과세액은 전년 대비 2조3000억원 급감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윤 정부의 2022년 세제개편으로 공제금액은 높이고 세율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2년간 공시가격에 큰 변동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 대비 감소한 3조5000억원은 감세 조치에 따른 영향이라는 것. 안 의원은 "2022년 세제개편을 내놓으며 정부가 당시 추정한 세수효과보다 실제 감세 규모가 5000억원 정도 큰 상황"이라고 짚었다.

3조5000억원의 감세효과 중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법인이 전체 감소효과의 86%인 2조9820억원의 감세혜택을 가져간 것으로 집계됐다.

3주택 이상을 보유한 개인의 과세액은 2조3000억원 감소하며 감세총액의 67%를 차지했다. 이는 개인 전체 감세효과(2조7000억원)의 85%에 해당하는 수치다. 3주택 이상 법인의 감세규모는 6550억원으로 법인 감세효과의 91%를 가져갔다.

현재 3주택 이상 종부세 과세자 6만4531명(개인 5만7087명, 법인 7444개) 중 중과세율을 적용받는 과세자는 1만41명이다. 2022년 세법개정으로 3주택 이상이더라도 과표 합산액이 12억원 이하인 경우 일반세율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과 대상자는 2021년 41만6000명에서 97.5% 급감했으며, 중과 대상자의 종부세 과세액은 2021년 대비 3조원 줄어든 3754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종부세에 부과되는 20%의 농특세를 포함하면 감세 규모는 4조2000억원 정도이며, 2022년 공시가격 상승과 공정시장가액비율 100%,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른 1조원 규모의 추가 세수를 고려하면 윤 정부의 종부세 총 감세 규모는 연간 5조원이 넘는다는 것이 안 의원의 지적이다.

안도걸 의원은 "윤석열 정부 감세 조치로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법인이 3조원의 감세 혜택을 봤다"며 "세수결손과 과세형평, 부동산시장 안정 차원에서 종부세 중과세율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