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승소한 현행 조례를 버리고, 과거 회귀 시도하는 서울시의회"
보조금사업 들며, 지출검증 회계사만 수행하면 부실검증, 현실성 문제 지적
"상정안 본회의에서 부결해 시민 혈세 지키는 서울시의회로 거듭나야"
◆…한국세무사회 전경.
한국세무사회는 지난 17일 서울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하 조례안) 시의회 본회의 상정을 두고, 특정자격사의 밥그릇을 지켜주던 과거로의 회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는 20일 열리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해당 조례안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세무사회는 1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세무사회는 2년에 걸친 소송 끝에 대법원에서 정당하다고 승소한 현행 조례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임춘대)가 회계사들의 요구에 굴복해 과거로 회귀하는 조례안을 기습 상정해 통과시켰다고 꼬집었다.
지난 10월 25일 대법원은 서울시의회가 지난 2022년 4월 의결한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에 위탁한 사업비 결산서 검사를 세무사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례안(이하 현 조례안)이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해당 지방의회의 조례 제정을 막을 관련 법령이 없으며,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서 검사의 업무 특성상 반드시 공인회계사만 수행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세무사회는 "대법원 판결로 즉각 발효돼 2024회계연도 민간위탁사업 사업비 결산서 검사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회계사들이 연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근조화환과 피켓시위까지 벌이며 대법원 판결 이전의 조례안을 상정해 통과시키려는 압박에 서울시의회가 굴복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현 조례안을 제대로 시행도 하지 않고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세무사회는 "서울시의회가 연간 1조원 가까운 세금이 투입되는 민간위탁 사업비의 세금낭비를 막고 시민의 선택권 보장이라는 시민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현 조례로 개정했고, 이를 두고 위법을 주장하는 금융위 등 외부 세력을 이겨내고 대법원에서 법적 정당성을 인정받아 시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가 제대로 시행도 해보지 않고 스스로 과거로 회귀하는 개정안을 긴급상정하고 통과시킨 것은 특정자격사의 밥그릇 옹호이며, 시민의 부담과 편익은 고려하지 않은 시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무사회는 최근 벌어진 일련의 한국공인회계사회(이하 한공회)의 행동을 규탄했다.
세무사회는 "한공회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서울시 민간위탁 조례를 원상회복 시키겠다고 공언해 왔으며, 최근 서울시의회 앞에서 피켓시위는 물론, 조례개정안 상정을 거부하는 기경위 위원장을 겁박하는 내용을 담아 대규모 근조화환을 배달시키는 등 전문자격사의 행태라고 믿기지 않는 무도한 행동을 서슴지 않아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회계감사의 '회'자도 들어있지 않은 몇 장짜리 단순 집계표를 회계감사라고 서울시에 제출해 서울시 공무원과 서울시의회 의원을 기망해 온 것은 사기에 해당한다"라며 "국민혈세를 낭비한 것을 사죄해야 마땅하지만, 오히려 면죄부를 넘어 잃을뻔했던 철밥통을 되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밝혔다.
■ "지출검증 회계사에게만 맡기면 현실성 떨어지고, 부실검증 문제 있어"
세무사회는 현재 회계사만이 수행 가능한 '보조금사업 검증'에 대한 부실 실태를 지적했다. 그동안 세금낭비를 막는 감사 취지는 달성 못하고, 징계 등 책임도 묻지 않는 방만한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세한 수탁기관에게 무조건 회계감사를 받게 하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세무사회는 "대통령실에 따르면 회계사만이 정산검증하는 보조금사업의 경우 2016~2022년까지 7년간 누적 약 17만여 단체 중 153건이 정산검증 상 문제인 것으로 보고됐지만, 대통령실이 2023년 국고보조사업 일제 감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1865건의 보조금 부정·비리가 확인돼 회계사의 부실검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지출검증을 오로지 회계사에게 맡기도록 하고 회계감사로 정하고 있다 보니, 그동안 수입이나 사업비가 수 억원도 안되는 대부분의 영세한 수탁기관의 고통과 부담이 많고, 재무제표도 없어 회계감사를 하고자 해도 할 수 없는 웃픈 상황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무사회는 "서울시는 모든 수탁기관에 민간위탁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며, 회계사가 자료 몇 장을 집계해서 내놓고 조례에 명시된 '회계감사'를 했다고 해도 서울시는 단 한 번도 이게 회계감사냐고 묻지 않고, 단 한 명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세무사회는 오는 20일 예정된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특정자격사 옹호로 기습 상정해 통과시킨 민간위탁 조례안을 부결시켜, 시민 혈세를 지키는 서울시의회로 거듭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