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5개월 만의 ‘4만전자’로…7월 이후 넉 달만에 시총 230조 이상 증발
7월 올 2분기 성과 발표 때만 하더라도 '8만전자'→'10만전자' 기대감
'HBM 경쟁 열위', '中업체의 범용 DRAM 제품 경쟁 위협', '외인 순매도세' 등 요인
KB證 "고점 대비 낙폭 -42%...지금보다 더 크게 하락한 건 금융위기가 유일"
신한투자證 "오늘 저가 매수세 유입에도 불구, 4년 5개월 만에 5만원 선 이탈"
◆…삼성전자 주가가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추락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14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 거래일(5만600원) 대비 1.38%(700원) 내린 4만9900원으로 마감하며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주저앉았다. 지난 7월까지만 하더라도 '10만전자' 기대감을 키웠던 만큼 시장의 충격은 컸다.
지난 7월 삼성전자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회사에 대한 향후 기대감에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상향 또는 유지했다.
지난 8일 올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2분기는 연결기준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3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452.24% 증가한 실적이다.
이는 10조8520억원을 기록했던 2022년 3분기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이다. 당시 주가는 3년 5개월 여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96%(2500원) 오른 8만7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2021년 1월25일(8만9400원) 이후 최고치다.
올 3분기 실적으로 외형상으론 크게 나쁘지 않은 실적이나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는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32% 하락한 5만8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3월 16일 이후 1년 7개월만에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주가 변동 내용을 보면, 지난 7월 11일 장중 8만8800원을 기록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올 3분기 실적 발표(10월8일) 이후 10일 1년 7개월 만에 6만원 선이 무너지면서 시장의 충격이 컸다.
주가 5만원 선이 무너진 삼성전자의 현재 시가총액은 297조8921억원으로 300조원 이하로 떨졌다. 지난 7월 이후 넉 달 만에 무려 230조원 이상 증발한 것이다.
이처럼 삼성전가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요인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와 경쟁자인 SK하이닉스과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경쟁에서의 열위, 그리고 범용 DRAM 반도체 제품에 대한 중국 업체와의 경쟁 위협 등이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1월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과 반도체 지원 축소에 대한 우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Red Sweep'이 현실화되면서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에 Nvidia(-1.4%) 등 반도체 관련주가 약세를 보였다"면서 "오늘 SK하이닉스(-5.4%)·한미반도체(-1.2%) 등 HBM주가 부진했고, 삼성전자(-1.4%)는 저가매수세 유입에도 불구하고 2020년 6월 이후 약 4년 5개월 만에 5만원선을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의 고점 대비 낙폭(M.D.D)은 –42%이며, 과거 사례 중 지금보다 더 크게 하락한 사례는 2008년 금융위기가 유일하다"면서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하락폭으로 보면 금융위기에 근접해가고 있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자료출처=KB증권 보고서］
다만 "삼성전자 P/B 1.0배 하회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비관의 정점에 도달해가고 있는 듯하다"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바닥에 근접해가고 있는 점이 코스피 전체의 지수 하락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조심스런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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