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월 CPI 예상치 부합...12월 FOMC 인하 확률 종전%→98.6%
KB證 "시장 12월 FOMC 금리 인하 기정사실로 보고 있어...내년 인하 폭은 축소"
신한투자證 "물가 안정세만 이어질 경우, 적정 수준 금리 인하 지속 전망"
유진투자證 "美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고려하면 12월 FOMC 매파적 가능성"
내년 첫 금리 인하 시기...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인 3월 가능성에 무게 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美연준 의장을 해임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번복하고 그의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사진=로이터 제공］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다음 주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FOMC의 12월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내년 인하 횟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12월 FOMC까지 일주일 가량 남은 상황에서 FOMC 전까지 기준금리 전망을 바꿀 정도로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다는 점에서 시장은 실질적으로 12월 FOMC에서의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는 것이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12일 전망보고서에서 "FOMC 전까지 기준금리 전망을 바꿀 정도로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다는 점에서 시장은 실질적으로 12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앞서 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11월 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오는 17~18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FOMC 이전 마지막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다.
11월 CPI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둔화세는 더딘 모습이었다. 3개월 평균 소비자물가 (연율)는 2.99%, 핵심 소비자물가는 3.66%로 물가 우려가 존재했던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둔화되던 6개월 평균 소비자물가는 2.06%, 핵심은 2.86%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11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종전 86.0%에서 98.6%로 대폭 높아졌다.
임 연구원은 오는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높였지만, 내년 인하 폭은 축소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두 달 간 반등해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블랙아웃 기간 전 연준 위원들도 금리인하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미국 경기가 견고한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발언한 점을 주목한 셈이다. 특히,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차기 정부의 실제 정책과 순효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연준이 선제적으로 움직이면 잘못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전날(11일) 금융위원회는 오는 19일부터 증권사들에 한국증권금융에 외화 의무 예치를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예탁한 달러에 대해선 70%였는데 이를 80%까지 확대하며, 엔화에 대한 의무 예치를 50%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와 함께 기재부와 한은은 외환시장의 수급 개선을 위해 ▲은행 선물환 포지션 확대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규제 완화 ▲한은-국민연금 간 외환 스와프 규모 확대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완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임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으로 국내의 경기 둔화 우려가 존재하지만, 환율 시장을 고려하면 한은도 빠르고 많이 인하하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결국 경기 둔화에 대응해 재정지출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오는 14일 국회에서 탄핵 투표가 가결될 경우 시장은 추경 등에 대해 반영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임 연구원은 "17일 선물 만기를 앞두고 외국인들도 이를 반영해 9월보다는 상당 부분을 포지션을 청산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신한투자증권 하건형 연구원은 "수요의 무게 중심 이동에 따라 양호한 경기에도 물가의 점진적 안정 기조를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12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의 추가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준금리 적정 수준 상회한 데 따른 과잉 긴축 가능성 상존해 물가 안정세만 이어질 경우, 적정 수준으로의 금리 인하를 지속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정훈 연구원도 "11월 고용 및 물가 지표 모두 예상에 부합하면서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아졌다"면서 "다만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추세와 경기 상황을 볼 때 금리 인하를 이어가더라도 통화정책은 어느 정도 제약적인 수준을 유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며 "12월 FOMC는 매파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편 FOMC의 추가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인 내년 3월이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임 연구원은 "2025년 1분기 FOMC는 모두 트럼프 취임 이후 개최되지만, 1월 FOMC는 29~30일로 트럼프 취임 이후 정책의 실행 및 효과를 확인하기에는 짧은 시간"이라면서 "이를 고려하면 추가 인하 시점은 3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키움증권 이성훈 연구원은 "현재 페드워치 상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는 이달 0.25%p 인하 이후 내년 3월 FOMC에서 추가적인 25bp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DB금융투자 박성우 연구원 역시 "다음주 FOMC에서 0.25%p 인하 이후 내년에는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주요국 대비 긴축적인 정책 수위를 감안할 때 내년에도 중립 수준을 향한 완화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내년 말 근원 CPI가 2%대 중반으로 둔화되는 경로가 유효하다면 정책금리도 내년 3~4차례 인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미국의 향후 금리 인하 경로가 다소 완만해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임 연구원은 "더딘 연준의 금리인하는 원·달러 환율에도 부담 요인"이라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원화가 1430원 내외에서 등락하는 가운데, 연준의 내년 인하 기대가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