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이상 각각 운영되어온 상업·한일 동우회...합병 26년만 통합
계파문화 청산 위해 임종룡 회장이 직접 역대 은행장들 설득해
인사자료에서도 출신은행 구분 완전 삭제 추진
◆…1월 3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왼쪽부터)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강원 상업은행 동우회장, 유중근 한일은행 동우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양 동우회 통합 추진 MOU를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이 그간 따로 운영했던 구(舊)상업·한일은행 퇴직직원 동우회를 '우리은행 동우회'로 통합했다. 1999년 두 은행이 합병한 지 26년 만에 이뤄진 통합으로 은행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지목되던 계파갈등을 청산하기 위한 조치다.
5일 우리은행은 전신인 구(舊)상업·한일은행의 퇴직직원 동우회가 양 은행 합병 26년 만에 '우리은행 동우회'로 통합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3일 본점 대강당에서 창립 126주년 기념식 이후 양 동우회 통합 추진 업무협약(MOU)을 맺고 빠른 시일 내에 조직 통합을 완성하키로 했다. 협약식에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원 상업은행 동우회장, 유중근 한일은행 동우회장 등이 참석했다.
동우회는 회원 상호 간의 친목과 상호부조를 도모하기 위한 퇴직직원들의 자율적 모임이다. 1970년대에 설립된 상업, 한일 동우회는 1999년 양 은행의 합병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따로 운영돼왔다. 우리은행에서 함께 근무한 직원들이 퇴직 후에는 출신은행 별로 각기 다른 동우회에 가입하는 형태가 유지된 것이다.
우리금융그룹은 2023년 3월 임종룡 회장 취임 직후 '기업문화혁신TF'를 설치해 임직원의 화학적 통합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대내외에서 상업, 한일 양 은행의 계파문화가 은행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지적되면서 계파의 상징으로 여겨진 동우회 통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또한 1999년 합병 이후 입행한 통합세대의 퇴직시기가 다가오면서 동우회 통합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에 임 회장이 직접 역대 은행장들을 설득해 통합 추진의 속도를 높였다. 원로 은행장들도 우리은행이 고객 신뢰를 되찾고 재도약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후배들의 쇄신 노력에 적극 동참하자며 퇴직 선배들도 솔선수범하겠다는 데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금융은 계파문화 청산을 위한 전사적 인식개선을 위해 윤리규범을 손질하고, 모든 인사자료에서 출신은행 구분을 완전히 삭제하는 등 임직원간 융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앞서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의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우리금융 내 심각한 파벌문화를 지적한 야당 의원 질의에 "우리은행은 통합은행의 성격, 오랫동안 민영화되지 못한 그런 문제 때문에 분파적이고 소극적 문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음지의 문화를 없애야만 우리금융이 바로 설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업문화를 혁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