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케이뱅크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증시 부진으로 적절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이는 2023년 IPO 무산 이후 두 번째 연기 결정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뒤, 같은 해 10월 말 상장을 목표로 IPO에 재도전했다.
당시 공모주 희망가 기준 총공모액은 9840억 원, 시가총액은 약 5조 3000억 원으로 평가되며 IPO 시장의 최대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해 상장 시점을 올해 초로 연기했으나, 이번에도 결국 무산됐다.
케이뱅크의 IPO 실패 요인은 다양하다. 우선, 높은 구주매출 비율과 상장 첫날 과도한 물량 출회 우려가 거론됐다.
또한, 케이뱅크 예수금의 약 20%를 차지하는 업비트 이용자 예치금 의존도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로 인해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저조했고, IPO 성공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IPO 철회 배경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얼어붙은 IPO 시장 상황도 한몫했다. 2023년 하반기 상장을 중단한 기업 수는 50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상장에 성공한 일부 기업들조차 공모가가 희망 밴드 하단에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케이뱅크 역시 공모 물량과 가격 조정 등 투자 매력 제고 방안을 마련했지만,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다.
케이뱅크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에 주력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식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조속히 IPO에 다시 나설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12월 말 고객은 1274만명으로 지난 한 해만 320만여 명이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재무 실적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1224억원을 기록, 연간 최대 실적을 거뒀던 2022년 한 해 실적(836억원)을 넘어서며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을 모두 이뤄냈다.
지난해 3분기 말 케이뱅크의 BIS총자본비율은 14.42%로 규제비율(24년 말 기준 11.5%)을 크게 웃도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 비중 확대, 당기순이익 성장으로 BIS총자본비율이 23년 말(13.18%) 이후 세 분기 연속 상승하며 개선세를 보여 상장 연기에 따른 영업 차질은 없다.
케이뱅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재정비 후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증시 부진으로 올바른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게 됨에 따라 상장 연기를 결정했다"라며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 제고에 주력하며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조속히 IPO 재추진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