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삼정검 수치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KBS 취재에 따르면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전날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몇 달 전 사석에서 계엄을 언급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여 사령관은 총선 이후 초여름쯤 자신과 윤 대통령,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이 만난 자리에서 관련 대화가 오갔다고 밝힌 것이다.
여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언급한 것은 아니었고 당시 시국에 대한 걱정과 감정적인 표현으로 계엄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다. 또 그는 윤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몇 차례 반응했다"고 덧붙였다.
여 사령관 측은 KBS에 "윤 대통령의 계엄 언급은 사실이며, 당시 이를 우려하면서도 실제 실행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은 계엄 발표 이후 여 사령관에게 두 차례 직접 전화를 걸어 방첩사 투입 인원들에 대한 상황이 어떻게 돼 가는지 캐물었다고 여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과거 인사청문회에서 계엄 관련 언급과 사전 모의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여 사령관의 진술로 인해 당시 대화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계엄 사태와 관련해 소극적인 이행만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방첩사 1처장과 수사단장 등 관련 인물들은 여 사령관이 구금시설 확보, 의원 체포, 선관위 서버 복사 및 확보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검찰은 여 사령관의 진술과 추가 증언을 토대로 계엄 사태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계속 조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