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杞憂)라는 말은 주로 '(쓸데없이) 과도한 근심'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옛날 중국 기(杞)나라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까' 두려워 집 밖을 나오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그 친구가 찾아가 '하늘은 기운이 가득차서 무너지지 않는다'고 안심 시켰다.
그러자 이번에는 '혹시 땅이 꺼질까 두렵다'며 또 집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그의 친구가 찾아가 '땅은 흙으로 가득차서 쉬이 꺼지지 않는다'며 안심시키자 그때서야 기뻐하며 집 밖으로 나왔다는 고사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비상계엄 후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는 근심, 기우(杞憂)다.
■ "나 감옥가?"
비상계엄이 터지기 직전까지 윤석열 대통령을 짓누르던 근심이 있었으니, 바로 '김건희 특검'과 '명태균 게이트'였다.
마른 하늘에 벼락치듯, 아닌 밤중에 홍두깨 휘두르듯 발표한 어처구니 없는 '12.3 비상계엄' 선포는 일반인의 정상적인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많은 정치평론가들이 추론컨데, 윤 대통령의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의 뒷배경에 '김건희 특검'과 '명태균 게이트'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돌아보면 비상계엄 선포 직전까지 정치권을 온통 도배하다시피 한 이슈는 '명태균 게이트'와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 이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의 거듭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였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비상계엄 이후 김건희 이슈가 사라졌다. 아니 수면 아래로 잠시 잠복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김건희 씨는 알다시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오랫동안 검찰의 수사망에 포획돼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검찰의 출장 조사, 혹은 '황제 수사'를 끝으로 거추장스런 굴레(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사건)를 벗어던지는 듯했다.
심지어 당시 수사를 하러 간 검사들은 김 여사의 핸드폰이 아닌 자신들의 핸드폰을 빼앗긴 채 제3의 장소에서 굴욕적인 수사를 수행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끊이지 않는 위험 요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았다는 '명품백 수수' 사건의 형사적 처벌이 아니었을까?
스스로 불안해서였는지, 김 여사는 주변에 상당한 역술인을 두고 조언을 얻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심지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으로 '역술인'이 채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의하면 이 행정관의 역할은 대통령실에 채용된 사람들의 '윤 대통령과의 궁합', '김 여사와의 궁합'을 봤다고 전해졌다.
이에 더해 각 분야별로 관련 역술인이 조언을 한다는 보도도 있다. 그야말로 역술인이 국정운영에 깊숙히 개입한 '역술 정권'이라는 비아냥이 무색할 정도다.
여기서부터 김건희 여사의 주변인들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됐던 사람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된 사람들, 그래서 김건희 여사 주변을 맴돌던 주가조작범들이 비상계엄 국면에 '비상한 계엄'이라는 정보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면…
소위 음모론이라고 비판해도 좋고, 기우라고 해도 좋다.
이제 '고차 수익 방정식'으로 사고를 조금만 끌고 가보자.
자본시장에서는 호재든 악재든 이를 사전에 알 수 있다면 큰 수익으로 귀결될 수 있다. 더구나 비상계엄이라는 정보는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주는 상상할 수 없는 대형 악재임이 분명하다.
만약에 당신이 김건희 여사의 주변에서 이런 엄청난 고급(?) 정보를 사전에 얻을 수 있다면, 이번 '비상계엄' 상황과 관련하여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증권시장에는 개별주식을 사고팔기도 하지만 주가지수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도 있고, 원달러 환율 선물을 사고파는 상품선물 시장도 있다. 이들의 특징은 보유자산 대비 레버리지가 높아서 큰 수익이나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가조작을 통해 이미 수익을 창출한 바 있는 사람이라면, 선물옵션 또는 원달러 환선물 매매를 통해 쉽게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사고가 미치는 순간, 번뜩이는 섬광처럼 고차 방정식이 떠오를 것이다.
원달러환율 시장을 예로들면 '비상계엄×환율(원달러 외환선물 시장)=천문학적 수익'이라는 고수익 방정식 말이다.
■ 이미 오래전 기획된 비상계엄 모의 정황
지난 1월 14일 '국회 내란국조특위 군 기관보고'에 나온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비상계엄을 언제 알았느냐'는 윤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2024년) 10월 1일부터 계엄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놨다.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약 2달 전부터 계엄 모의 정황을 알고 있었다는 폭로다.
곽 전 사령관은 "10월 1일 모임과 11월 점심, 그 이후 전화통화로 이어진다"며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전 여러번 비상계엄 논의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1월 23일 헌법재판소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11월 9일 장관 공관에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등과 식사를 했으며 이 자리에서 비상계엄 논의가 있었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비상사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검찰의 김용현 공소장에 계엄모의는 2024년 3월부터 준비됐으며 11월에 실질준비를 했다고 진술돼있다.
그 외에도 비상계엄 사전 모의 정황은 여러 군데서 확인된다.
22일 '국회 내란 국조특위' 1차 청문회에서 야권은 '정보사령부 블랙요원 관리, 부정선거 검토, 사이버 심리전 훈련 등 윤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들이 지난해 5월부터 구체적 사전 준비에 착수했다는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상당히 이전 시점부터 비상계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의미다.
미래학자였던 엘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다가오는 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정보가 사회의 주요한 자본, 즉 돈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대 사회를 '정보화 사회'라고 일컫는 것은 정보가 그만큼 중요한 자산, 가치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비상계엄이라는 비상한 상황에서 '계엄'이라고 하는 정보를 먼저 취득한 사람들이 만약 '주가지수 선물옵션' 또는 '원달러 환선물' 전문가라면 그들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얼마 전 주식과 환율에 관심이 많은 친구와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듣게 된 '원달러 환선물 시장'의 수익율은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증권시장에서 가장 높은 레버리지 효과를 가져오는 시장이 '선물옵션'과 '원-달러 환선물 시장' 등 파생상품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24년 9월 30일 1307.8원이었다.
이후 계속해서 올라 10월 15일엔 1361.3원, 10월 30일 1382.4원, 11월 13일 1406.6원으로 1400원대를 돌파하더니, 이후 계엄 당일인 12월 3일 1402.9원에 마감하였으며 당일 밤 10시 30분 비상계엄 선포 이후부터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직전까지 역외시장에서 곧바로 50원 이상이 상승해 1,45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참고로 원/달러 환율은 2024년 12월 30일 1472.5원을 찍은 후 2025년 1월 22일 현재 1437.6원을 나타내고 있다.
비상계엄 직전까지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대한 이슈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따른 대외적인 불확실성 증대 등의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의 환율 상승폭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달간 1307.8원에서 1472.9원으로 거의 165원 가까이 뛰어 올랐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환율이 하락한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호재로 인해 다른 통화가 큰 폭의 하락을 할 때에도 원/달러 환율은 상대적으로 그 폭이 작았으며 계속해서 상승해왔다.
과거 김건희 여사는 주가조작으로 상당한 수익을 낸 것으로 검찰 수사보고서에 나타나 있다.
김건희 여사는 계엄을 언제부터 인지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김 여사의 주변 세력들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부터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드러난 명태균 씨와의 통화 및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면 단초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명태균 씨가 김건희 여사 및 윤 대통령과 수시로 주고받은 메시지를 통해, 윤 대통령보다 오히려 김건희 여사가 실세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 비상계엄×자본시장(선물옵션, 원달러 환선물 시장)=고수익
이제부터는 순전히 미루어 짐작하는 추론의 영역이다.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원달러 환선물 시장을 이용한 고차(고수익)방정식 말이다.
김건희 여사는 주변 지인들과 수시로 전화 통화 및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 주변에는 고급 정보를 통해 부를 축적하려는 이른바 '부정한 세력'들이 넘쳐날 것이다. 이들에게 '비상계엄'은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비상계엄이라는 고급 정보를 이용해 자본시장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개연성은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긴다.
그래서 만약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된다면 김건희 여사와 계엄 정보를 사전에 알았던 주변인들에 대한 '자본시장'을 통한 재산 변동 내역 수사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또한 앞서 언급한대로 비상계엄을 주도하고 이에 동조한 자들은 계엄 당일보다 훨씬 이전에 이에 대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었다. 따라서 그들과 그들의 주변인들이 이를 이용해 자본시장에서 막대한 이득을 취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의심이다. 향후 이를 철저히 파헤치는 것 또한 사법당국 및 금융당국의 몫이다.
탄핵심판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을 지지하는 극우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력사태는 우리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있다.
이 모든 상황이 하루빨리 정리되기 위해서라도 헌재의 탄핵심판과 검찰의 내란수사가 속도감있게 진행되길, 그리고 '내란특검'이 출범해 보다 철저한 내란죄 수사가 이뤄지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상계엄×자본시장(선물옵션, 원달러 환선물 시장)=고수익' 방정식이라는 생각이 기우이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