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여인형·김용현 등 내란 은폐 시도
검찰, 내란 혐의 입증 진술·물증 확보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7일 동아일보가 확인한 검찰 수사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일 이 전 사령관은 수행장교 A 씨에게 자신이 탔던 카니발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해 보라"고 지시했으며, A 씨는 이를 블랙박스 기록을 삭제해야 한다고 받아들여 실제로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 당일인 12월 4일 새벽, 이 전 사령관은 A 씨와 함께 카니발 차량을 타고 이동하며 윤 대통령과 네 차례에 걸쳐 비화폰으로 통화했다. A 씨는 검찰에서 윤 대통령이 이 전 사령관에게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을 진술했다. 계엄 해제 후에도 윤 대통령은 이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2차, 3차 계엄령을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A도 (차량 내에서 윤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들었기 때문에 블랙박스에 대통령의 목소리가 남아 있으면 나중에 오해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하며 "확인해 보라고 했지, 지우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역시 검찰 조사에서 포고령 1호를 작성한 노트북을 없애라고 측근에게 지시했다고 밝혔으며, 측근은 이에 따라 망치로 노트북을 부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은 이러한 증거인멸 시도를 군 수뇌부가 조직적으로 내란을 은폐하려 한 시도로 보고 있으며, 이미 내란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진술과 물증을 확보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