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동선 다르다'는 조태용 주장에 홍장원 "CCTV 초 단위로 공개하라"

"국정원·방첩사·경찰서 크로스체크된 내용"

"신뢰를 흔들기 위한 고도의 용어 혼란 전술"

"조태용, 체포 보고와 관련해 말 바꾸기 반복"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체포 명단 메모'를 작성했다는 시간에 청사 사무실에 있었다며 시간 동선이 다르다는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의 지적에 "제가 움직이는 동선이 담긴 CCTV를 초단위로 공개하라"고 반박했다.

홍 전 차장은 1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네번째 메모 원본을 공개하면서 "체포 대상자 명단을 저 혼자 주장한다면 갸우뚱할 수도 있겠지만 국정원, 방첩사, 경찰 3개 기관에서 크로스체크 된 내용"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조 원장은 지난 13일 헌재 8차 변론에 출석해 홍 전 차장이 작년 12월 3일 밤 11시 6분에 국정원장 공관 앞 공터에서 메모를 작성했다고 헌재에서 증언했지만 국정원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홍 전 차장이 그 시각 청사 사무실에 있었고 메모도 4종이나 존재한다면서 정치인 체포 명단 증언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홍 전 차장은 조 원장의 이같은 진술에 대해 "3번의 검증 과정을 거쳐 들었던 내용들을 정확하게 확인해 보기 위한 과정이었다"며 "제가 얘기한 부분에 신뢰를 흔들기 위한 굉장히 고도의 용어 혼란 전술"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왜 저한테만 AI(인공지능)의 기억력을 요구하냐"며 "제 동선을 다 한 번 열어보자, 초 단위로 알고 싶다. CCTV나 통화 내역 등을 통해 진실을 확인하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제가 국정원의 CCTV를 대조해 본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국정원의 CCTV를 꼭 본청만이 아니고 관저 앞에서 제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어떤 동선인지를 한번 쭉 보면 모든 부분들이 명쾌하게 확인되지 않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홍 전 차장은 조 원장이야말로 자신의 정치인 체포 보고와 관련해 말 바꾸기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원장이야말로 생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조 원장이 작년 12월 6일 국회 정보위원장실 앞 기자회견에서 저한테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했고 시간이 지난 뒤 전 직원들에게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는 보고를 받긴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고 짚었다.

홍 전 차장은 "대통령으로부터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고 직접 지시를 받은 곽종근 특전사령관하고 제가 반드시 사실이 아니어야 한다는 부분에 있어서 편집증이 있는 것 같다"며 "진술들의 최종점이 대통령하고 연결되는 유일한 접점이기 때문에 아마 '홍장원이 죽어야 산다'고 하는 생각으로 저에 대해 집중포화를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