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뤼도 '주지사'라 칭하며 편입 발언 반복
트럼프 25% 관세 위협에 캐나다 정치적 혼란 가중
"국가 내부 정치적 혼란·분열, 트럼프 압박 전략에 도움"
◆…2019년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우방국인 캐나다를 흔들며 저스틴 트뤼도 총리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관세를 무기 삼아 각국에 경고를 날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프랑스, 독일 등 정치적 혼란을 겪는 국가가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왜 아무도 우리(미국)가 연간 1억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캐나다에 주는지 대답할 수 없나? 말도 안 된다"고 게시했다. 이어 "캐나다는 51번째 주가 되기를 원한다"고 주장하며 "세금과 국방비를 엄청나게 절약할 수 있는 좋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 내세우며 캐나다 내 정치적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트뤼도 총리가 자신의 마러라고 자택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못하겠으면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고 지칭하며 "트뤼도 주지사와 저녁 식사를 해 기뻤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즉시 캐나다와 멕시코에 추가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들 국가로부터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과 범죄가 차단되기 전까지 이 같은 조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CNN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트뤼도 총리를 정치적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미 위태로운 트뤼도의 입지가 이번 주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의 극적인 사임으로 치명타를 입었다"고 평가했다.
프리랜드 부총리는 트럼프 관세 정책과 관련해 트뤼도 총리와 갈등 탓에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뤼도를 재차 '51번째 주지사'라고 거론하며 "캐나다는 지금 재무장관의 사임 충격에 빠졌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뤼도 정부는 이미 보수당에 약 20% 뒤지고 있으며 이번 사태는 조기 총선 가능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아울러 CNN은 트럼프 당선인의 이러한 태도가 향후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에서도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가 내부의 정치적 혼란과 분열은 트럼프의 압박 전략에 더욱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 캐나다와 멕시코가 트럼프의 타깃이지만, 취임 후 그는 다른 나라들과의 불공정 무역 관계를 정조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 중국, 한국 등 주요 교역국들도 그의 협상 방식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0월 한국이 '머니 머신'(money machine)'을 가지고 있음에도 돈을 내지 않고 있다며 자신이 집권 중이라면 한국에 주한 미군 주둔 비용으로 100억달러(약 13조 6500억원)를 내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