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요르단 국왕과 정상회담…'가자 구상' 수용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만나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하겠다는 구상을 재차 강조했다.

11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미국이 가자지구를 어느 권한에 둘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의 권한"이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하기 위해 어떤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복잡한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그 땅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으로 중동에서 안정을 갖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이 가자지구를 사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사지 않아도 된다"며 "우리는 그곳을 가질 것이고, 그곳에는 평화가 있을 것이며, 어떤 문제도 없을 것임을 확실히 할 것이다. 우리는 가자지구를 매우 적절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무슨 의미냐는 질문에는 "가자지구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이라며 "살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자를 간직하고 소중히 여길 것"이라며 "중동 사람들을 위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이는 결국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약 200만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와 관련해 요르단에 주민 수용을 촉구했다. 그는 전날에도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원조를 보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개발 구상에 대해 "이집트와 아랍 국가들에 계획이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모두에게 좋은 방식으로 만들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우리 자신보다 앞서 나가지 말자"고 했다.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과 관련해서는 "모두에게 최선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지금 당장은 암에 걸리거나 매우 아픈 상태에 있는 어린이 2000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압둘라 2세 국왕은 회담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이주에 대한 요르단의 확고한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아랍의 통일된 입장"이라며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쫓아내지 않고 가자지구를 재건하고 끔찍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모두에게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요르단 측에서는 국왕의 아들인 후세인 왕세자,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이 자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해 소유할 것"이라며 "가자지구를 개발하면 중동의 '리비에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